주조·열처리·표면처리 전기 요금 줄이기 위해 ‘고육지책’ 마련
광희, 전기爐 대신 가스로 사용…천지열처리 야간에만 爐작업
#.
지난해 8월 국내 한 열처리업체는 6,000만원의 매출 올렸다. 이 회사는 이중 4,000만원(매출 비중 67%)을 전기요금으로 지출했다. 여름 할증요금이 붙으면서 전기세 폭탄을 맡은 것.
밀양에 위치한 삼흥열처리(회장 주보원)는 2015년 매출 212억원 가운데 전기요금으로 33억3,000만원을 사용했다. 이중 7개월(6∼8월, 11∼2월) 할증 요금은 9억4,000만원으로 전체 요금에서 28%, 매출에서 4.4%를 각각 차지했다.
전기로(爐)를 사용하는 주조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원가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5% 선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것.
이로 인해 6대 뿌리업체들이 전기료 절감을 위해 고육지책을 마련하고 있다.
64년 전통을 자랑하는 인천의 주조전문기업 주식회사 광희(회장 허경욱)는 전기료 절감을 위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스 용해로 2기(8톤,12톤)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고 8일 밝혔다.
가스로의 경우 전기가 필요 없을 뿐더러 효율면에서 전기로 보다 우수하기 때문이다. 전기로의 열효율은 30% 정도지만 가스로는 80%로 3배 가량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게다가 12톤의 가스로는 6억원 정도의 설치비가 들어가지만, 전기로는 15억5,000만원으로 가스로보다 두배 이상 높다.
이로 인해 광희는 전기요금에서 자유롭다고 강조했다.
광희 조영삼 사장은 “가스로는 안전사고 위험이 적고, 관리가 용이하지만 전기로는 폭발 위험이 있어 전문 관리자가 필요하다”면서 “전기로를 사용하는 주물 업체들은 서둘러 가스로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로 인해 광희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1억원의 매출로 전년(89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김포 학운산업단지에 소재한 천지열처리도 전기료 절감에 사활을 걸고있다.
이를 위해 천지열처리는 다른 열처리업체와 달리 주간에는 후처리 작업 등을 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심야전기를 이용해 밤에만 爐를 가동한다.
이에 따라 천지열처리는 월 매출 1억5,000여만원 가운데 전기요금이 2,500만원(16~17%)으로 타 업체들보다 전기요금 압박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나 대표는 강조했다. 국내 열처리업체의 전기요금 비중은 매출에서 평균 30∼35%를 차지한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천지열처리는 지난해에도 15명의 직원이 15~16억원의 매출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나 대표 “뿌리업종의 경우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맞지만 뿌리업계만을 위해 정부가 산업용(고압A) 전기요금을 조정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올해 최악의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뿌리기업들이 독자적 생존 방식을 찾아 경쟁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표면처리 업체 20여개사가 밀집한 경기도 안산반월도금사업협동조합(이사장 설필수)은 공동수전 설비 증설로 원활한 전력 공급과 함께 전기료도 절약하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고있다.
조합은 특고압 주차단기를 기존 OCB에서 신형인 VCB로 교체하고 변압기 오작동 발생 시 즉시 대체할 수 있는 3,000㎸A예비 변압기 2대도 마련했다. 아울러 조합원사가 사용하는 6.6㎸A 수전 설비의 책임 부기범 개폐기를 폭발 위험이 없는 장치로 전환 교환했다.
이는 조합원사의 안정적인 공장 가동을 위해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고, 고전압으로 송출해 전력 손실을 줄이기 위한 것.
조합은 2015년 하반기에는 조합내 통합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도입해 조합원사의 에너지 사용을 직접 관리하면서 생산력과 이익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있다.
설필수 이사장은 “지난 30년 간 단지에 입주한 기업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공정 자동화로 전력 소모도 크게 늘었다”며 “그동안 꾸준한 증설을 통해 현재 7,500㎾를 사용할수 있도록 시설을 증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합은 조합원사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