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철 이야기>지진으로부터 마천루를 보호하는 강철 공
<생활 속 철 이야기>지진으로부터 마천루를 보호하는 강철 공
  • 방정환
  • 승인 2017.03.1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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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101빌딩에 내진구조물로 설치

  타이완의 맨하탄이라 불리는 신이(信義)지구에 위치한 타이베이금융센터는 건물의 층수를 지칭하여 ’타이베이101 빌딩(높이 508m, 지상 101층, 지하 5층)’이라고 불린다. 2004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2010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부르즈칼리파’(162층·828m)가 완공되기 전만 해도 세계 최고의 마천루라는 타이틀을 가졌었으며 타이완 최고의 관광 아이콘이 되었다.

  타이완의 유명 건축가 리쭈위안이 설계한 이 건물의 외관은 하늘로 뻗어 나가는 대나무 위에 꽃잎이 겹겹이 포개진 형상을 띄고 있는데 건물 외관의 8개 마디 형상은 중화 문화권에서 부, 번영, 성장, 발전 등을 의미하는 숫자 ‘8’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한다.

  타이베이101빌딩 89층에 위치한 전망대는 사방이 유리로 설계되어 타이베이 시내를 360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전용 엘리베이터는 순간 속도가 분당 1km가 넘어 1층에서 전망대까지 40초 정도에 도착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점은 아래 88층부터 92층까지 연결되어 설치된 황금색 쇠구슬(사진 참조)이다. 타이베이 101빌딩이 설계 단계부터 관광 상품의 하나로 내세운 이 쇠구슬의 역할은 강한 지진이나 바람으로부터 빌딩이 견딜 수 있게 하는 일종의 내진구조물(Wind damper)이다.

 

  대만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지진 활동이 일어나는 곳으로 흔히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있다. 대만 남부의 동중국해는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의 맞물려 있기 때문에 이 두 지진판이 서로 충돌하여 엄청남 진동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1999년 대지진 당시 2,400여명이 목숨을 잃고 건물 5만여 채가 무너졌으며 타이베이 101 빌딩 공사가 진행되었던 2001년 3월에도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공사장 인부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타이베이 101 빌딩의 쇠구슬의 원리는 시계추 원리와 비슷한데 시계추가 달린 괘종시계를 좌우로 흔들어도 시계추는 지구의 중심방향을 유지하며 거의 진동하지 않고 시계추의 무게가 더 무거울수록 더 큰 진동에도 괘종시계가 넘어가지 않는다.

  타이베이 101 빌딩의 쇠구슬은 건물이 흔들릴 때 반대 방향으로 이동해 건물이 덜 흔들리도록 하는데 건물에 작용하는 충격의 40%까지 완충시키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쇠구슬의 제작 비용은 80만달러가 소요되었고 무게는 약 660톤이다. 빌딩 시공 시 쇠구슬을 지상으로부터 88층까지 한번에 올릴 수가 없어 두게 12.5cm의 강철판 41개를 설치장소까지 각각 올린 후에 현장에서 용접작업을 하여 지름 5.5m의 쇠구슬로 만들었다고 한다.

  쇠구슬은 16개의 강철 케이블 로프를 사용하여 4개 위치에서 매달아 진차처럼 매달리게 하였는데 강철 케이블의 상단부는 92층에 고정되어 있다.

  쇠구슬은 하단부는 요람 주위에 길이 2미터의 유압 범퍼 8개가 설치되어 있다. 건물 전망대에는 2013년 지진 발생 시 쇠구슬이 건물이 흔들리는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녹화되어 관람객들에게 상영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철강연구센터 이종민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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