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자재 관련 입법, 행정 강화해야
건설자재 관련 입법, 행정 강화해야
  • 정하영
  • 승인 2017.03.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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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0일자 본지 6면에는 ‘건자재업체 중량 부풀리기 의혹’ 제하의 기사가 게재됐다.
모 업체가 판매한 철못 박스 바닥에 석고보드 2장이 교묘히 깔려있어 비슷한 부피의 국산 제품 대비 약 500g의 중량이 미달된다는 내용이다.

  국산 철못 박스의 경우 정확한 중량표기가 돼 있으나 대부분 중국산 철못 박스에는 중량 표기가 없다. 
더 큰 문제는 품질이다. 대부분이 중국산인 수입 철못의 경우 국내산보다 가격이 싸고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다 원산지 허위표기를 통해 국산으로 둔갑할 위험까지 적지 않다.

  실제로 모 업체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2억5천만원 상당의 타카핀(철못과 비슷한 결속용 선재가공 제품) 약 15만 박스를 수입해 포장상자 바꿔치기 수법을 통해 국산으로 판매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 국정감사 브리핑을 보면 건설현장 건설자재별 현장점검 결과, 1천여 곳 중 무려 887곳, 89%가 불량자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의 현장 점검 대상 건설자재는 레미콘, 아스콘, 철근, H형강, 샌드위치패널, 내화충전재, 복공판 등 단 7종에 불과하다. 다른 자재들까지 포함됐다면 더욱 많은 현장에서 불량자재 사용이 적발될 가능성이 높았다.

  최근 수년간 건설용 자재 품질관리의무 대상품목과 원산지 표기 대상이 꾸준히 확대 강화됐지만 여전히 일본 등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건설용 철강재 중 품질관리 의무 대상 품목은 우리나라의 경우 철근, H형강, 두께 6㎜ 이상 강판 등 3개 품목이다. 반면 일본은 모든 건설용 강재 22개 품목에 대해 품질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다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된 건설공사 현장 원산지 표기법(일명 삼풍참사 재발방지법)이 여전히 법안심사위에 계류 중이다. 건설업계의 반대에 동조하고 있는 일부 의원들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가장 큰 반대 이유는 ‘원가 상승’이다. 

  중국산 철근 등을 사용한 아파트는 미분양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 결국 상대적으로 비싼 국산 건설자재를 사용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의 92.6%가 건설용 강재의 원산지표시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건설현장 원산지 표기법이 입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전이 비용에 묻혀버린 대표적 사례다. 또한 행정력과 전문성 부족이 그나마 있는 법과 제도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건설용 자재에 대한 보다 더 강력한 품질관리 대상 확대, 현장 원산지 표기, 중량 표기 의무화는 물론 집행·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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