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안전 위해 ‘저가·저품질’ 공사 막아야

국민 안전 위해 ‘저가·저품질’ 공사 막아야

  • 수요산업
  • 승인 2017.06.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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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안종호 jhah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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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 직결되는 무늬H형강 복공판 품질확보 시급
현 시험규격은 30년 전 일본기준 차용해 시대에 뒤쳐져

최근 안전공학 및 건축, 토목 등 여러 전문가들은 국민의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복공판에 품질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그 동안 지하철이나 지하도로 건설 현장 상부에 설치하는 임시 도로덮개인 복공판에 대한 안전 우려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선진국의 품질 규정에 턱없이 부족한 ‘기준 미달’ 수준의 복공판 표준시방서에도 국토교통부, 서울시, 주요 광역시 및 행정기관의 지하철공사, 교통공사 등은 팔짱만 끼고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채널 복공판의 안전성이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무늬H형강 복공판의 국내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 건축기술사는 “한국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수주만 성공하면 된다는 후진적인 사고가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며 “일본에서 30년전에 쓰이던 복공판 방식을 비슷하게 베낀 현재의 국내 표준은 대한민국이 안전 후진국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전했다.

채널 복공판을 주로 사용하는 주된 원인은 경제성이다. 국토교통부의 가설공사 표준시방서상 복공판은 구조, 성능, 외관 및 사용상 문제가 없는 경우 재사용이 가능하다.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6월 중순 현재 채널 복공판은 톤당 45만원 수준이다. 반면 내력이 커 고하중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H형강 복공판은 60만원대다. 미끄럼방지 효과까지 겸비한 무늬 H형강 복공판 가격은 H형강 복공판보다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서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구조적 안전성과 노면 접지력이 좋은 무늬 H형강 복공판이 많이 쓰인다”며 “국민 안전을 지킬 중요한 자재임에도 경제성 논리에 밀려 발주자와 건설기업이 외면하는 탓”이라고 지적했다.

‘저가, 저품질’ 철강재에 대한 건설사들의 책임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부산광역시 동명오거리 지하차도 공사 현장의 복공판 위를 달리던 승합차가 미끄러져 2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초 설계에 반영했던 미끄럼방지 기능의 H형강 복공판이 이후 설계변경을 통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채널(일반형강) 복공판으로 바뀐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건축, 안전 관련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 및 지자체에서 여전히 채널 복공판의 위험성에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또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서울시의 목동교 성능개선 공사 현장에서도 절반 가격의 중고 복공판이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일 수십만 대의 차량이 지나가는 복공판이 삭아 툭툭 부서지고 하부 강판 두께가 새 제품의 절반가량에 불과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들 사례보다 1년 앞선 2015년 5월에는 중국산 불량 복공판이 14개 대형 민자도로 및 철도 건설현장에 납품된 사실까지 경찰 수사로 밝혀졌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가 근절책 마련에 적극 나섰지만 재활용 복공판 사용이나 품질미달 제품 사용 의혹은 원주∼강릉 고속철도 일부 공구에서 재연되는 등 여전하다.

복공판 제조사들도 도리가 없다. 국내 표준시방서 및 안전 법규가 시대에 뒤쳐지기 때문에 ‘이왕이면 저렴한 제품’을 추구하는 건설사들 때문이다.

아무리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도 판매할 곳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국토교통부가 가설공사 표준시방서의 복공판 설계와 관련해 교통량과 중차량 통행이 많은 교차로는 H형강 복공판을 경사가 심한 구간은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를 각각 의무화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고 관련 민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복공판 구입 대금의 어음결제가 많아지면서 무늬H형강 복공판 제조사도 줄어드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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