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삼영기계(주) 한금태 대표이사 “주물업계, 대기업 납품 의존 말고 독자적 기술개발·시장 개척 나서야”

(인터뷰)삼영기계(주) 한금태 대표이사 “주물업계, 대기업 납품 의존 말고 독자적 기술개발·시장 개척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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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2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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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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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산업 4차 산업혁명, 스마트공장 구축 등으로 생산성 향상에 초점 맞춰야 성공”

▲ 한금태 삼영기계(주) 대표이사. (사진=뿌리뉴스)

 국내 주물업계가 좀처럼 불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조선, 자동차 등 수요산업이 장기불황에 빠진데다 전기요금 및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 더욱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독자적 기술과 신시장 개척을 통해 이를 헤쳐나가는 기업들도 있다. 충남 공주에 위치한 43년 업력의 삼영기계(주)가 대표적이다.

 철도와 선박용 엔진부품 국산화를 통해 주력산업인 철도, 조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해 온 삼영기계(주)는 말 그대로 국내 ‘뿌리업계의 대표주자’이다.

 뿌리뉴스와 만난 삼영기계(주)의 한금태 대표이사는 “국내 주물산업은 현재 전환기에 있으며, 주물업계는 대기업 납품에만 의존하지 말고 독자적 기술개발과 시장 개척을 통해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충남 공주시 월미농공단지에 있는 삼영기계(주) 본관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삼영기계(주)는 주로 철도와 선박 엔진부품을 제조하는데요. 언론에서는 올 들어 조선 수주가 살아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최근 경기는 어떻습니까?
 ▲언론에서 수출이 늘어난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실제 중소제조업체들의 상황은 매우 어렵습니다. 삼영기계(주)는 애초 철도용 엔진부품 사업을 먼저 시작했고, 비중도 큰 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부터 2008년까지 조선업 호황기에 선박용 엔진부품의 사업 비중이 커졌지요. 조선산업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 불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조선시장은 한창 때의 15~20%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부품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에서 올해 수출이 증가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애초 시장 자체가 워낙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다소 수출이 증가했다고 해서 경기가 회복된 것은 전혀 아닙니다. 2014년 유가가 폭락했고, 그 여파로 작년부터 수주 절벽이 왔습니다. 앞으로 2년 정도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철도 및 선박산업은 수주산업이고,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입니다. 3D프린팅 사업을 시작한 것이 이와 관련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삼영기계(주)가 주력하고 있는 철도 및 선박용 엔진부품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특징으로 하고 있고, 3D프린팅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최적화된 기술입니다. 삼영기계(주)는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3D프린팅 사업을 시작한 것입니다.

 -중소기업들의 건실한 성장을 위해 정부는 수출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삼영기계(주)는 수출 분야 강자인데 향후 상품과 거래선을 다변화할 계획이 있습니까.
 ▲물론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상품과 시장 다변화가 필수적입니다. 현재 준비 중인 품목은 내륙발전용엔진부품입니다. 내륙발전용엔진은 디젤발전기처럼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기인데 국내에서는 수요가 많지 않지만 유럽과 남미의 에너지 빈곤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듀얼퓨얼엔진부품과 비틀림진동댐퍼의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삼영기계(주)에서는 기존의 철도 및 선박용 엔진부품 외에 내륙발전용엔진부품과 진동댐퍼를 신성장동력으로 준비할 것입니다.

 -현재 국내 주물업계는 원자재 가격과 전기요금 및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계획이십니까.
 ▲현재 국내 대기업 수요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수출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수 수요가 축소되는 속도가 수출 증가분보다 더욱 큰 상황이에요. 게다가 새 정부의 탈원전으로 인해 현재 원가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전기요금 부담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삼영기계(주)에서는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와 수출 증대로 대응할 것입니다.

▲ 한금태 대표이사는 주물업계가 독자적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삼영기계(주)의 제품을 설명하는 한금태 대표. (사진=뿌리뉴스)

 -뿌리업계는 3D업종이라는 편견으로 구인난을 겪는 경우가 많고, 경영승계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인데 삼영기계(주)는 어떻습니까. 그리고 국내 제조업 혁신의 대안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 제조업 자체가 워낙 고되고 힘들다보니 2세들도 대부분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고된 일인데도 대기업과의 근무조건 격차가 크다 보니 젊은 층들은 오려고 하지 않구요. 저희는 다행히 승계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고, 구인난은 자동화와 3D프린팅 활용을 통해 해결할 계획입니다.

 -새 정부가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하는데 뿌리산업 분야의 4차 산업혁명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뿌리산업의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이를 위해 스마트공장 구축과 자동화, 3D프린팅 기술 적용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향후 삼영기계(주)는 어떤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십니까.
 ▲경기가 불황이라 당분간 보수적인 경영을 하겠지만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개척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 분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데요. 태양광 발전사업과 제로에너지빌딩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물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현재 국내 주물산업은 전환기를 맞이하여 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는 결국 주물산업의 경쟁력은 기술력이 결정한다고 보는데요. 대기업 납품에 의존하지 말고, 주물업체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완전히 다른 분야에 뛰어들기보다는 기존 사업을 탄탄하게 하면서 기존 제품을 변화시켜서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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