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현 삼영기계(주) 전무 “R&D 정책, 자유공모 위주로 개선해야”

(인터뷰)한국현 삼영기계(주) 전무 “R&D 정책, 자유공모 위주로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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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2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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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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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조산업, 경쟁력 있는 기술력 확보가 생존 필수조건...스마트화 및 자동화가 최선의 해법”

▲ 한국현 삼영기계(주) 전무. (사진=뿌리뉴스)

 수요산업의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인해 국내 뿌리업계는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이와 같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신성장동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뿌리뉴스에서는 국내 주조업계에서 공정 스마트화를 선도해 온 한국현 삼영기계(주) 전무를 만나 뿌리업계의 성장동력 확보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최근 독일 ‘폼넥스트 2017’에 다녀왔다고 들었다. 어떤 목적으로 참가했는가?
 -삼영기계(주)에서는 정부 과제인 '내륙 발전용 엔진부품 제조를 위한 3D프린팅 접목 하이브리드 방식의 주조 공정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또한 샌드프린터를 활용한 주조공정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등 주조산업에 3D프린팅 기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번 전시회에는 세계 3D프린팅 산업의 트렌드를 확인하고, 향후 삼영기계(주)가 추진하려는 연구개발의 방향성을 고민하기 위한 차원에서 참관한 것이다.

 ▲새 정부는 중소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을 위해 생산성 향상, 특히 연구개발 위주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현재 정부의 R&D 지원정책은 정부가 전문가들을 기획위원으로 모집하여 특정 과제를 지정하여 공모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지정공모 방식의 경우 기업이 실제 필요로 하는 연구개발과 다소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서 선정된 경우에도 프로젝트 자체만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반면 자유공모의 경우 기업들이 실제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 과제들을 제출하면 그 중요도와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선정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된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긍정적인데, 기왕이면 정책 방향도 자유공모를 비롯하여 현장 위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뿌리업계의 불황 탈출을 위해 신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 두 가지 관점에서 보고 있다. 첫째는 아이템의 관점이고, 두 번째는 주조산업의 미래라는 관점이다. 이번 ‘폼넥스트 2017’ 전시회에 금속프린터 제조업체가 많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3D프린팅의 중심이 금속프린터로 옮겨 가는 추세이고, 이제는 시제품 제작이 아닌 양산 적용을 고민하는 단계에 있다. 당사가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주조공정 기술 또한 3D프린팅을 양산에 직접 적용하는 기술이다. 전시회에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이제는 3D프린터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전공정과 후공정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금속프린팅 분야의 업체가 늘면서 관련 생태계도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참가업체가 많아지면 해당 산업은 발전하게 되어 있다. 이런 움직임들을 보니 항공, 우주, 국방, 의료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 뿐만 아니라 전 산업군의 상당 영역에서 금속프린터가 주조산업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금속프린터가 보편화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동력 확보야 당연히 기업이 해야 하는 것이고 당사에서는 미래의 생존 가능성을 보고 자동화공정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 한국현 전무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경쟁력 있는 기술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뿌리뉴스)

 ▲향후 유망 수요산업으로 어떤 분야를 생각하고 있나?
 - 특정 산업의 유망도를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여러 변수가 많기 때문에 우선 미래의 생존가능성을 보고, 경쟁력 있는 주조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공정자동화가 최선의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추진 중인 신성장동력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 기존에 삼영기계(주)는 주철소재를 활용한 엔진부품 분야를 주력으로 해 왔다. 기존의 강점을 살리면서 합금과 비철분야 개발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리고 3D프린팅을 활용한 사업도 지속 추진한다. ‘인사이드 3D프린팅 전시회’부터 시제품과 주문제작 서비스를 시작하였는데 외부에서 의뢰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얼마 전에는 펌프용 임펠라 시제품 제작 의뢰가 들어왔다. 3주 만에 해야 한다고 해서 다른 업체들은 모두 거절했지만 당사는 그동안 개발한 샌드프린팅 기술을 활용해서 2주 반 만에 납품했다. 고객사 측이 품질도 매우 만족해 한다. 앞으로는 주문형 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3D프린터를 활용하여 납기와 품질을 향상시킨 제품 양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자체적인 신소재 개발도 지속 추진할 것이다. 이미 추진 중인 주철소재 개발 외에 부품설계 구조 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당사에서는 주물의 표면처리 등 후처리를 자체적으로 하는데 생산성 향상을 위해 로봇 공정도 개발 예정이다.

 ▲뿌리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수요대기업과의 협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수요기업 측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 국내에서는 수요기업들이 납품기업에 소재는 물론 제작 공정까지 지정해주는 경우가 많다. 물론 수요기업 입장에서는 검증된 공정으로 제 날짜에 납품하는 것을 바라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지만 직접 공정기술을 개발한 업체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뿌리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공정기술이 더욱 효율적인 경우도 많은 상황에서 수요기업들이 일방적으로 공정을 지정하는 것은 수요기업에게도 손해가 된다.

 그리고 납품단가 또한 정상화해야 한다. 납품단가 문제는 사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두 잘못이 있다. 우선 국내 대기업과 유럽 대기업을 비교해 보면 유럽기업도 단가인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출처가 분명한 데이터를 제시하면 협상이 가능하다. 반면 국내 대기업들은 무작정 인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이와 같은 불공정한 측면들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들은 자체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일례로 유럽의 강소기업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한 고객사에 대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를 넘기지 않게 조절한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소수의 고객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스스로 협상력을 낮추고 리스크를 높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뿌리업계가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통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 한국현 전무는 뿌리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납품단가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뿌리뉴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정부 주도로 부품소재 개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정부가 수요조사를 한다고 해도 실제 산업현장에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사에서 2010년대 초 향후 선박엔진이 디젤엔진에서 가스엔진으로 가는 과도기에 듀얼퓨얼엔진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관련 로드맵을 짜서 관련 핵심 기술 및 부품을 개발한 바 있다. 그런데 2014년 유가가 폭락하고, 조선업 경기가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처럼 산업 관련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매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전체적인 산업트렌드 분석을 통해 소재부품 개발 로드맵을 만드는 것에는 찬성한다. 단, 이 경우에도 기업과 정부의 유기적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실제 산업현장에서 기업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하여 반발이 크다.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나?
 - 현재 전반적인 수요산업 불황으로 일감 자체가 줄어 아직 크게 민감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뿌리산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수주산업이기 때문에 납기에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정부 정책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재 기업들의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그에 맞춰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당사에서는 우선 상여금 중심의 임금체계를 기본급 위주로 재편하고, 생산성 향상에 주력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보다는 신재생에너지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삼영기계(주)에서는 그동안 내연기관부품사업에 주력해 왔는데, 향후 어떤 신사업 계획을 가지고 있나?
 - 삼영기계(주)에서 스핀오프한 H2라는 벤처업체는 현재 ESS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당사는 기존 주력인 엔진부품 사업 외에 비틀림진동댐퍼 및 실린더헤드의 스월비 측정 장비를 독자 개발했고, 현재 태양광 발전사업을 비롯해 에너지 사업을 확대 중이다. 중장기과제로는 제로에너지빌딩 관련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3D프린팅을 활용한 조형물 제작과 문화재 복원사업을 비롯, 각종 시제품 제작 서비스 또한 중요한 신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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