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건설사 잘 나가는 사이 제강사 ‘빨간불’

(분석)건설사 잘 나가는 사이 제강사 ‘빨간불’

  • 철강
  • 승인 2017.12.0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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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안종호 jhah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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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의 도 넘은 구매 가격 인하로 제강사 실적 ’빨간불’

 올해 3분기 제강사-건설사의 실적은 온도 차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3분기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등 주요 철근 제조업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반면 롯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급증했다.

 주요 제강사-건설사의 3분기 실적은 아래 <표1>과 같다. 철근 제조업체 중에서 건설사와의 거래가 현저히 낮은 환영철강공업과 건설사 중에서 해외 부문의 손실이 컸던 대우건설, 한화건설, SK건설, GS건설,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제외한다.

 

 이는 제강사의 철근 생산 원가가 오를 때마다 원가 상승분을 제때 제품 가격에 더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3분기 매출액은 4조2,838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0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4.38% 감소했다.

 동국제강의 3분기 영업이익은 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7% 증가했다. 동국제강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컬러·냉연 부문 및 브라질CSP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철근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업계 전문가는 분석하고 있다.

 대한제강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7억1,100만원으로 전년 동기(85억7,200만원) 대비 56.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0억9,800만원으로 전년 동기(50억4,200만원) 대비 38.6% 감소했다.

 대한제강은 유통업체들과 거래 비중은 낮고 실수요(건설사)와 거래 비중이 60~70% 수준에 육박하기 때문에 할인율이 높아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한국철강 또한 3분기 최성수기에 영업이익이 56억원 수준에 그치며 전년 대비 13.09% 감소했다.

 반면 건설사는 3분기 매우 좋은 실적을 거뒀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의 회장사인 롯데건설은 영업이익이 3,1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86% 증가했다. 대림산업의 영업이익은 1,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가량 급증했다.

 지난 2016년 3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던 포스코건설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6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영업이익 부문에서 23.11% 증가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건설사는 철스크랩 가격이 오른 이후 제강사들이 철근 가격을 인상할 때 마다 발목을 잡았다. 이는 대한민국에 잔존하고 있는 ‘갑질 문화’의 병폐인 것이다.

 건설사 측은 건설 관련 전문지를 통해 제강사의 3분기 철근가격 인상에 대해 대정부 건의 및 공정위 탄원 등 모든 카드를 꺼내 저지하겠다고 갑질을 해온 바 있다. 건설사의 도 넘은 횡포로 인해 국내산 철근 가격은 3분기 중국 내수 철근 가격보다 저렴한 수준이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대형 건설사들과의 철근 납품 계약은 장기 턴키 수주로 진행돼 적자 판매를 한 제강사도 있을 것”이라며 “철스크랩 등을 비롯한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이를 철근 가격에 100% 반영하지 못해 3분기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제강사 입장에서는 철근 가격과 철스크랩 가격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7월 초 톤당 32만5,000원 수준에서 9월 마지막 주 28만5,000원으로 톤당 4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철스크랩뿐만 아니라 전극봉 등 내화물 가격도 치솟았다. 중국 전극봉의 경우 가격이 이미 급등했다. 전기로 제강에 주로 사용되는 UHP급 전극봉 가격은 연초 톤당 2,000달러 수준에서 9월말 1만 달러 이상으로 5배가 넘게 올랐다.

 내화물의 주요 원료인 마그네시아계인 전융 마그네시아는 연초 대비 3배 이상, DBM 90 가격은 연초 대비 100% 이상 상승했다. 알루미나계 원료 가격도 연초 대비 15% 정도 오른 데다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흑연 가격은 8월 중순 이후 45% 이상 상승했다.

 업계 전문가는 “건설사들은 분양 원가를 공개하기를 꺼리는 등 찝찝한 구석이 많다”며 “내수 분양에 주력한 건설사들은 철근 가격을 저렴하게 사서 실적 잔치를 한 수준이지만 제강사들은 원가를 제때 반영하지 못해 부담이 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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