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구조조정, 정부가 적극 나서라
철강 구조조정, 정부가 적극 나서라
  • 정하영
  • 승인 2017.12.13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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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뜸하던 철강산업의 구조조정, 구조개편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잠시의 휴식은 구조조정 필요성이 줄었던 것이 아니라 미국의 과격한 수입규제 조치, 신정부의 새로운 정책 등 다른 이슈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구조조정과 개편이 필수다.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서 경쟁력을 논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최근 구조 개편의 핵심 어젠다(Agenda)가 바로 ‘생태계’ 차원의 접근이다. 철강금속은 소재산업이다. 후방 원료산업과 전방 수요산업, 그리고 연관산업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강건한 철강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경쟁력은 허구에 불과하다. 그래서 구조조정과 구조개편 역시 생태계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고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우리 철강산업에는 수급 측면에서 상당한 거품이 껴있다. 과도한 수출, 수입이 바로 그것이다. 철강 수출은 대략 3천만톤이고 수입은 2천만톤이다. 극단적으로 수입이 없으면 수출을 1천만톤만 하면 현재의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수입은 쉽사리 줄지 않고 있다. 2013년 모처럼 2천만톤 아래로 내려갔지만 이후 다시 증가추세다. 2016년에는 2,372만톤까지 늘어났다. 수입의 내용을 살펴보면 최종 제품 수입도 많지만 원자재로 사용되는 열연강판, 선재, 반제품 수입도 꾸준히 증가 중이다.

많은 수입 때문에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철강 제조업체들은 저가의 수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 그만큼 수익성은 나빠진다.

전후방 산업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우선적으로 철강산업 내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동종업체 간의 수평적 관계, 또 상하공정 간의 수직적 관계에서의 신뢰와 협력도를 높여야 우리 철강산업의 생존이 가능해진다.

수평적 관계에서의 문제는 과도한 경쟁이다. 공장가공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공급 부족에도 불구하고 가격 결정권을 건설사에 뺏긴 철근업계가 대표적이다.

수직적 관계에서는 열연강판이 좋은 예다. 강관이나 냉연업체들 중 상당수가 저가 수입재를 원자재로 더 많이 사용한다. 소재 공급사인 포스코와의 오랜 관계도 중국산 저가 제품에 무너졌다. 특히 동부제철과 같이 부실화된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더욱 저렴한 수입재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경쟁,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수출 경쟁력을 위해 저가 수입 원자재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입재 사용을 줄이면 그만큼 수출 필요성도 낮아진다. 국내에서의 가격경쟁도 피할 수 있다. 수급 상의 거품도 빠지고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결론적으로 철강산업 내부에서의 수평, 수직적 관계 개선이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일이다. 이것이 우리 철강산업의 올바른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다. 이것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조정자, 리더로서의 정부 역할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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