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흑자, 금융위기 재연 우려

불황형 흑자, 금융위기 재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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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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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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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제조업 평균가동률 2012년 이래 최저

  최근 원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는 가운데 2017년 반도체 호황에 가려 전반적인 경기 불황을 간과한다면 과거 외환외기와 유사한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월 29일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원화 강세의 파장과 대응 방향’ 긴급 좌담회를 개최하고 이처럼 밝혔다.

  이날 좌담회 발표를 맡은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2012년 이후 원/엔 환율 하락은 한국 수출 증가율을 크게 둔화시켰다"면서 "2017년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세계 경제 회복으로 수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신장됐지만 전반적인 경기 불황을 보지 못하고 반도체 착시에 안주한다면 과거 1997년 외환위기 때와 유사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오 교수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최저 수준인 71%까지 하락하는 등 2012년 이래 최저인 점을 지적하면서 대부분 제조업이 장기 불황 상태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 이날 좌담회에서는 원화 강세의 원인을 △경상수지(불황형) 흑자와 자본 유입의 지속,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의 관찰 대상국 지정에 따른 외환정책 추진의 어려움, △트럼프 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통상 환율 정책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 △한-미-일 간 통화 정책의 차이 등 4가지로 분석했다.

  특히 오정근 교수는 "2012~2015년 중 미국과 일본은 양적완화 통화정책을 추진한 반면, 한국은 단순 금리 인하 정책에 머물렀다"고 면서 "현재도 일본은 아베노믹스에 따라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해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반면, 한국은 금리 인상으로 원/엔 환율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이날 좌담회에서는 한국의 대응 방향으로 규제 개혁으로 투자를 활성화해 불황형 경상흑자 폭을 축소하는 한편 미국의 신뢰 회복을 통해 환율 통화정책의 운신폭을 넓히는 방안 등이 논의됐으며, 적극적인 외화 유동성 확보로 경제 위기에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과도한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 등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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