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포스코, 도금재 가격 왜 못 올릴까?

(분석) 포스코, 도금재 가격 왜 못 올릴까?

  • 철강
  • 승인 2018.02.2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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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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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CGL 가동 1년 채 안 돼, 자동차강판 미승인
50만톤 물량 소화 위해 내수 확대 전략 펼쳐

  포스코(회장 권오준)가 열연강판(HR)을 비롯해 대부분의 제품가격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유독 도금재 부문만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업계 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가 중점적으로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품목은 HR이다. 원료 가격 상승에 대한 원가 반영에 가장 충실한 품목이 바로 HR 부문이다.

  하공정인 냉연 부문의 경우 선별적으로 가격인상에 나섰다. 현재 산세강판(PO)과 냉연강판(CR)만 가격을 톤당 3만원 인상했다. 3만원도 HR 가격인상폭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그나마 가격인상에 나서 다행인 상황이다.

  도금재 부문은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PO와 CR을 올리는 상황에서도 도금재만은 가격을 동결 시켜 업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 포스코 도금부에서 자동차강판 출하 전 제품 검수에 나서는 모습.

  포스코가 도금재 가격을 올리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바로 지난해 4월 가동하기 시작한 7CGL 때문이다. 7CGL의 연간 생산능력은 50만톤으로 이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실수요들과 유통에 밀어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초 7CGL은 기가스틸을 생산하기 위한 자동차강판 전문 생산 라인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자동차강판의 승인이 문제다. 자동차강판은 업체별로 1~2년의 테스트 기간을 가지기 때문에 당장 생산을 해도 사살상 원래 목적인 완성차 업체의 납품이 어려운 상황이다.

  장치산업 특성상 최대가동률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판로를 확대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완성차업체에 물량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실수요 업체들과 유통에 판매를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실수요와 유통에 판매를 하기 위한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내 전반적인 시각이다.

  도금재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수익에 손해를 보는 것은 포스코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원가가 오르고 HR 가격이 오른 만큼 공정상의 비용을 하공정 제품에 반영해야 하는데 이를 전가하지 못하면 포스코 역시 수익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물량이 남아도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가 내수 확대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수출 부문의 경쟁력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그래도 수출보다는 내수가격을 동결하고 실수요가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또 수입을 막는 효과도 있다. 르자우강철과 포두강철 등 중국 업체들이 최근 열연용융아연도금강판(HGI)을 중심으로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이들의 수입품은 직접적으로 포스코의 HGI 판매 수요가들과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HR 가격인상폭과 도금재 동결로 인한 불균형적인 제품 가격 정책이 점점 심화되면서 냉연 업계 내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포스코의 최대 실수요가들인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전문 압연업체들이다. 이들은 포스코 HR 물량을 상당부분 소화해주고 있는데 하공정 가격과의 괴리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현재 상황은 포스코의 7CGL에서 나온 물량들을 완성차업체에서 하루빨리 승인을 해줘야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해 중국 법인에서 생산한 자동차강판을 완성차 업체에 승인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인증 제품으로 속여 팔다 문제가 된 적이 있어 7CGL 물량 판매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아직 7CGL 가동이 1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내도록 50만톤에 달하는 도금재 물량 소화에 대한 포스코의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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