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옥죄기만 할 것인가
기업들, 옥죄기만 할 것인가
  • 정하영 편집국장
  • 승인 2016.11.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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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착각, 광업법 개정 등 "흥부꼴 난다"

주요 대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내년 사업계획 초안조차 수립하지 못했다는 소식이다. 모 경제종합지가 실제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대기업의 사업계획 초안은 통상 10월말이면 나왔다. 그만큼 내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고 경영환경이 악화가 심각히 우려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꼽는 내년 경영환경 악화 요인들은 미국 금리인상과 환율, 내수 침체와 경기 부진, 중국의 경기 침체,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출 부진 등이다. 그런데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정치권의 경제 민주화 추진이다.

실례로 각종 규제를 강화하거나 신설하는 법안이 20대 국회 들어 물밀 듯이 쏟아지고 있다.

법제처 등에 따르면 20대 국회 개원 후 4개월 동안 발의된 의원입법 중 규제 관련 법안이 모두 533개였다. 이들 법안에 담긴 규제 건수는 1,017개에 달했다. 규제 입법이 많았던 19대 국회와 같은 기간 비교해도 2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들 입법안 중 꼭 필요한 규제를 담고 있는 것도 있지만 상당수는 불합리한 규제다. 국회통과 시 기업들의 경쟁력에 상당한 치명타를 입힐 것이 분명하다. 특히 규제 입법 중 70% 가량이 야당이 발의한 것이라 여소야대 상황을 감안하면 국회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입법과 달리 의원입법에는 규제영향 평가조차 없다.

규제 법안이 급증한 이유는 경제민주화 바람 탓이다. 내년 대선을 앞둔 포퓰리즘 법안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런 규제 법안들로 인해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더욱 움츠러들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잘 나가던 대기업들조차 우리 경제에 대한 비관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경영 환경이 극도로 나빠지고 있는데 이런 저런 규제로 기업들을 옥죄는 데 어느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는가, 대기업 투자가 줄면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연쇄적 추락이 불가피하다.

약 2달 전 의원 입법된 ‘광업법 개정안’이 철강금속, 소재 업계로서는 대표적 사례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 법안은 현행 광업법 제87조 제1항 “광물을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자에게 부과금을 징수할 수 있다”는 것을 수정하는 내용이다. ‘징수할 수 있다’를 ‘징수해야 한다’로 강제하고 부과금 범위를 수입 가격의 2%로 고정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철강금속 및 소재의 원료를 수입해야 하고 또 이를 소재로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계로서는 막대한 생산비용 증가가 불가피해진다. 그만큼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고 완제품 수입제품에 대한 역차별이 될 것이 분명하다.

기업의 경영활동을 옥죄고 경쟁력을 빼앗는 것을 ‘경제 민주화’로 착각하는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 산업용 전기료를 올리고 대신 가정용 전기료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서둘러 의원입법에도 규제영향 평가제와 같은 심사제를 도입해야 한다. 더불어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원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기업들의 경쟁력과 바꾼 돈으로 배부르고 나서 돌아보면 그 기업과 산업은 모두 몰락해 있을 것이 분명하다. 대한민국은 경제관념 없는 흥부 꼴이 될 것이 분명하다. ‘박씨’는 그야말로 소설 속 얘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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