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해지정신으로 전기료합리화해야”
[인터뷰]열처리협동조합 주보원이사장

“결자해지정신으로 전기료합리화해야”
[인터뷰]열처리협동조합 주보원이사장

  • 뿌리산업
  • 승인 2016.11.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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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수남 기자 sn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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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경부하요금적용·할증 4개월로단축·기본요금 월평균사용량으로 변경 등

내달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기요금 조정안 발표를 앞두고, 한국금속열처리협동조합 주보원 이사장으로부터 산업용 전기요금 조정안의 당위성에 대해 최근 다시 한번 들었다.

-유독 열처리 조합이 산업용 전기요금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데요.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열처리 업계의 경우 전기요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게는 30%, 많게는 70%에 육박해서입니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노는 날 없이 일해서 결국 한국전력 좋은 일만 시키는 셈이죠.
올 상반기 한전은 4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냈습니다. 공기업의 순이익이 4조원이라는 게 말이 안되죠?

-열처리 등 뿌리업계가 토요일 전기요금의 경부하 적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만.
▲네, 맞습니다. 2014년 우리나라에 주 5일제가 완전 도입됐습니다. 다만, 토요일 산업용 전기요금의 산출 기준은 항상 경부하 요금이 적용되는 일요일과는 다릅니다. 상대적으로 비싼 평일 중간부하 요금을 적용받습니다.
토요일 산업용에 경부하요금(56.1원)이 적용될 경우 하루 10만㎾를 사용하는 사업장의 경우 중간부하(109.1원) 적용 시보다 310만원의 전기료 절감 효과가 발생합니다.
실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정부가 한시적으로 토요일 산업용에 경부하 요금을 적용해 경영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주보원 이사장은 정부와 한전에 결자해지 정신을 요구했다. 주 이사장이 자신이 경영하는 삼흥열처리의 지난해 7개월 간 전기료 할증 요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수남 기자

-주말 공장 가동을 멈추면 되지 않나요.
▲절대 그럴 수는 없습니다. 열처리의 경우 기기를 멈추면 불량이 발생합니다. 다른 제품도 마차가지겠지만,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부품의 경우 불량이 발생하면 자칫 생명을 앗아가는 대형 사고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2010년대 들어 경기침체가 상시화 되면서 휴일 없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국가 경제와 국민 안전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한전은 전력 사용이 최대인 8월과 12월, 1월에 기업체에 전력 사용을 자제하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참여 업체가 이를 어길시 3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합니다. 과태료에도 불구하고 공장 가동을 멈추지 않는 이유입니다.
현재 상황은 열심히 일하는 중소기업에 정부가 오히려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전기요금 개선안에 반드시 토요일 경부하 요금 적용이 포함돼야 합니다.

-열처리 업계만 전기요금에 민감한데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주조, 단조, 표면처리 등 6대 뿌리산업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라, 이슈화 하지 않았을 뿐 열처리와 같은 입장입니다. 주조의 경우 원가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5%입니다. 종전 주조 업체가 종전 쇠를 녹이는 과정에서 유연탄을 사용, 정부가 환경오염을 우려해 전기에너지로 시설을 바꾸라고 유도한 결과입니다.
단조나 표면처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에너지원은 일정하게 온도을 유지하기 어려워 대부분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하고 있습니다.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은 열처리 등 6대 뿌리업계가 같다고 보면 됩니다.

-할증 기간 단축도 요구사항인데요.
▲정부는 산업계에 요금 과부하로 전기에너지 사용 절감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가정용의 누진제, 산업용의 할증제가 그것이죠? 자발적인 자제가 필요한데, 소비자는 요금 폭탄 때문에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용은 다릅니다. 전기요금 할증에도 불구하고 국가 경제와 서민 경제를 주도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을 자제할 수 없습니다.
본인이 경영하는 세계 최대 단조품 열처리 업체인 삼흥열처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난해 7개월 간 할증 요금으로 9억4,000만원을 더 냈습니다. 할증 비적용 요금이 33억3,000만원 입니다. 할증요금이 비할증 요금의 30%에 육박합니다.
2월과 6월, 11월은 국내 전기 사용량이 봄, 가을과 비슷합니다.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 거죠.

-지난달 한전 조환익 사장과 중소기업계 대표 간 간담회가 있었는데요.
▲당시 본인이 참석해 열처리 업계 등 산업계의 전기요금에 대한 요구사항을 모두 제시했습니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조 사장을 대신해 한전 관계자는 “이해 당사자의 수긍이 먼저”라는 말을 했습니다. 가정용과 일반용, 농업용, 교육용 전기 사용자들이 산업용 조정을 먼저 인정해야한다는 의미죠.
가정용 누진제와 산업용 할증 등은 정부와 한전이 만든 것입니다. 소비자 스스로 만든 게 아니라는 뜻이죠. 한전 측 주장에 한계가 있는 겁니다. 결자해지(結者解之) 정신이 필요합니다.

-이제 전력 사용이 가장 많은 한 겨울이 다가옵니다. 어떻습니까.
▲암담하죠. 사실 겨울철에 전력 사용이 급증한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여름철 전력 사용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국내외 유가가 급등했죠. 당시 석유를 난방용으로 사용하던 비닐하우 등 농업용이 상대적으로 저렴만 전기로 난방을 대체했죠. 겨울철 전기사요량이 급증한 이유입니다.
여기에 당시 가정용도 난방을 기름 대신 전기 장판 등 전기에너지원으로 대거 교체했습니다. 여름철에는 소비성과 사치성 업종의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전기를 많이 소비합니다. 연중 일정한 전기를 사용하는 산업계는 성수기 전력사용 급증과는 인과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용에 7개월 간 할증을 부과해 정부 스스로가 기업 경업쟁력을 약화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전이 타 업종의 과다 전기사용을 산업계에 전가한 셈입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뿌리산업의 연관 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정보기술(IT) 등도 침체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번에 전기요금 체계가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전은 예비전력 확보를 내세워 산업용의 기본 요금을 연중 최대 사용량을 기준으로 매기고 있습니다. 산업체가 전기사용량이 많은 7월과 8월, 12월과 1월 외에는 항상 과도한 기본요금을 내고 있는 겁니다.
이번 개선안에 기본요금 책정도 월 평균 사용량으로 변경해야 합니다.
연관 산업 악화로 뿌리업계의 업황도 난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6대 뿌리산업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입니다. 과도한 전기요금으로 많은 기업들이 경쟁력을 상실해 도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8월 6,000만원의 매출 가운데 4,000만원이 전기 요금이라는 게 말이 됩니까?

-요지는 과도한 전기요금이 뿌리업계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것인데요.
▲맞습니다. 열처리 업계 등 뿌리업종의 경우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부수적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기가 원자재인 거죠. 이로 인해 전기요금이 생산원가와 직결되고, 과도한 전기요금 경영 악화의 주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전력생산원가 보전과 전력부족사태 방지 등을 위해 최근 10년 사이 2배 정도 전기요금을 올렸습니다. 할증 적용과 토요일 중간부하 적용 등으로 열처리 업체의 경우 경영난이 심각한 실정입니다.
내달 개선안에 산업용 전기요금의 긍정적 개선을 적극 요구하는 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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