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자율주행, 왜 전북인가?
상용차 자율주행, 왜 전북인가?
  • 이성수
  • 승인 2017.04.18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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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자동차융합기술원 이성수 원장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에서 서울모터쇼가 최근 막을 내렸다. ‘미래를 그리다, 현재를 즐기다’는 주제로 열린 이번 모터쇼에는 61만명이 다녀갔단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결합한 신개념의 모터쇼로 차별화 했다는 조직위원장의 말처럼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할 점은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1,000㎡ 규모의 대형 부스를 차리고 자율주행차를 선보인 것이다.

우리나라 도로교통법 제 1장 2조는 자동차를 ‘철길이나 가설된 선을 이용하지 아니하고 원동기를 사용하여 운전되는 차’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다 2015년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에서는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이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자율주행차로 정의하며 새로운 자동차의 등장을 알렸다.

과거 라디오가 고작이던 전장부품이 지금은 주행 전반이 전자장치로 제어되고, 각종 음향기술과 통신기술, 음성인식 기술까지 들어간다. 자동차는 디지털,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이 어우러진 합작품으로 변모하고 있다.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원리는 크게 인지-판단-제어의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인지란 주변 물체와 도로 환경을 인식하는 카메라와 라이다(근적외선으로 사물과의 거리를 측정하는 장치), 센서 등으로 구성되며, 판단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이 결합된 데이터 처리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인지와 판단의 결과로 운전자의 조작이 없어도 차선을 유지하고 속도를 제어하며 도로를 주행하는 것이다. 기존 차량에 없는 전방카메라와 레이더, GPS센서, V2X단말기, 레이저스캐너, 조향제어 ECU, 차속제어 ECU, 후방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이 추가되고, AEB(긴급제동보조시스템),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차선이탈방지(LKAS), 주차보조시스템(SPAS) 등 소프트웨어 기술이 추가로 적용된다.

세계는 왜 자율주행자동차에 주목하고 있을까?

큰 이유 중 하나가 안전이다. 해마다 교통사고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중 94%는 과속, 부주의 등 ‘사람의 실수’에서 기인한다.

반면, 자율주행자동차는 교통사고로 인한 희생과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실제 자동긴급제동장치(AEBS) 장착 시 추돌사고 발생 건수는 25% 급감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자동차 자율주행하면 대부분 일반 승용차나 택시를 연상하게 된다.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인 미국의 M-City를 비롯해 이를 벤치마킹한 화성의 K-City, 판교 제로시티 등 모두 승용차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과 미국은 상용차의 자율주행, 즉 군집주행 기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물류의 특성상 상용차가 하루 동안 주행하는 거리는 승용차보다 평균 3.4배인 157㎞에 육박하며, 이중 대부분은 야간주행이다.

상용차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최근 3년 간 14% 급상승했다. 국내 경유 소비량의 50%는 물류수송을 위한 상용차 몫이다.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이 승용차 보다 상용차에 적용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안전성과 경제적 이익, 규제와 지불의사 등에 있어 파급효과가 높다는 뜻이다.

승용차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차의 군집주행에 바로 적용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하다. 상용차는 승용차와 비교할 때 차량의 폭이 넓고 길이가 길며, 차량에서발생하는 진동의 여건이 다르다. 적용·운행되는 환경자체도 판이하다. 레이더, 라이더 등의 센터 감지 범위가 넓고 정도가 더 정밀해야 한다. 군집주행의 특성상 선도 차량과 후속 차량 간 데이터 송수신에 교란이 없어야 하며, 터널과 산악지대 등의 다양한 환경조건과 눈, 비 등 날씨의 환경 변화에도 군집주행 차량 간 통신, 제어에 문제가 없이 최적화 돼야한다.

상용차는 중량이 다소 나가기 때문에 제동에 따른 관성도 높고, 이로 인해 제동거리도 길어진다. 이런 특성을 감안한 군집주행 차량의 제동, 조향 시스템의 최적화가 이뤄져야 한다. 현가 시스템이 차량과 캐빈(운전자 탑승 공간)에서 이중, 삼중으로 전달돼 진동에 의한 판단 오류가 커질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 다양한 차량 제작사들에서 적용되는 시스템과 연계 운영이 가능한 표준화는 기본이다.

전북에는 상용차 자율주행, 군집주행을 실증할 수 있는 인프라가 상당부분 갖춰져 있다. 여기에 국내 중대형상용차 생산의 94%를 점유하고 있는 완성차 업계와 특장차 산업이 활성화 돼 있다. 새만금 방조제 하부에 잘 정비된 수변도로와 조성 중인 새만금 신항만, 새만금 내부를 잇는 동서 2축, 남북 2축 도로, 새만금-포항 고속도로는 물류와 연동하면 플래투닝(군집주행) 기술실증을 위한 최적의 인프라가 된다.

내년에 문을 여는 상용차 주행시험장과 연계하면 별도 테스트베드 인프라를 설치해야 하는 막대한 예산투자를 절감할 수 있다.

거듭 생각해도 상용차 자율주행은 전북이 최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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