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지속 생존의 ‘묘수(妙手)는?’
철강산업 지속 생존의 ‘묘수(妙手)는?’
  • 정하영
  • 승인 2018.04.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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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가 전 세계의 관심과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에서도 철강이 모처럼 관심을 받고 있지만, 좋은 일이 아니라 아쉽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언(?)은 철강의 중요성을 일깨우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강한 철강과 알루미늄 사업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라는 논리와 함께 “철강을 갖지 못한다면 나라를 갖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번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규제는 안보와 소재를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무역확장법 232조 자체가 이미 사문화(死文化)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법이다. 1962년 제정 이후 1979년 이란, 1981년 리비아 원유에 대해 사용한 후 37년간 한 번도 적용한 사례가 없었다.
  그런 232조를 트럼프 정부가 들고 나온 것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 관련 재협상에서의 협상 도구로 사용하기 위함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보다 더 근원적인 곳에는 중국이 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었지만 그것을 유발시킨 것은 중국의 굴기(屈起)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즉, 글로벌화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와 제조업의 사양화가 지속됐다. 중국 등 신흥국의 소득은 높아졌지만 미국의 중산층 이하 소득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감소했다.

  그 대명사가 철강, 자동차 등 제조업이 몰락한 러스트 벨트(Rust Belt)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 그곳의 집중적인 표 덕분에 트럼프의 대역전이 성공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흑자로 돌이키고자 한다. 통상을 통해 미국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것이다. 또 미국 기반의 글로벌 기업보다는 미국 노동자들을 대변한다는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 이번 232조 조치 서명식을 철강 노동자들과 함께 한 것이 그것을 강력하게 시사해주고 있다. 

  냉전 시대 이후 국제 무역 질서 및 자유무역 확대를 주도해온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미국 우선주의로 돌아선 것 자체가 이변이요, 큰 패러다임의 변화다. 그리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제조업 굴기를 실현해 나가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불가피해진 이유다.

  당초 상무부 권고안의 하나였던 12개국에만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안도 12개국 모두 중국으로부터 철강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들이었다.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가 아니라 중국에서 수입을 많이 하고 그것을 미국에 우회 수출하는 나라들이다.
  더불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국무역대표부) 대표가 제시한 관세 면제 조건은 한마디로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확실하게 미국 쪽으로 줄을 서라는 요구다.

  결국 이제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일단 쿼터 등을 극복해 나가는 등 당면한 과제를 풀어가야 하지만, 중국에서의 수입을 줄이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 방법이 됐다는 생각이다.
  국내 시장의 삼분의 일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산 철강재를 줄이는 것이 국내 시장도 안정화시키고 통상마찰도 피해갈 수 있는 일석이조의 묘수(妙手)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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