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현 삼영기계(주) 사장 “3D프린팅 기술 응용분야 확대에 주력할 것”

(인터뷰)한국현 삼영기계(주) 사장 “3D프린팅 기술 응용분야 확대에 주력할 것”

  • 뿌리산업
  • 승인 2018.10.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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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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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스마트공장·자동화·환경설비 지원 늘리고, 실효성 있는 뿌리산업 진흥책 펼쳐야”

한국현 삼영기계(주) 사장. (철강금속신문)
한국현 삼영기계(주) 사장. (철강금속신문)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출범 이후 정부의 산업정책은 중소기업 지원 위주로 변화했다. 특히, 제조업 혁신을 위해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출범하였으며, 중소제조업계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등 관련 예산도 크게 늘어났다.

뿌리산업 분야에서는 기존 3D업종의 이미지를 벗고,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이 시행 중이다. 정부 부처들 뿐만 아니라 뿌리업계에서도 기존의 패러다임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정부지원이 부족하여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주조업계에서 3D프린팅 융복합기술 및 하이브리드 주조공정 개발에 앞장서 온 삼영기계(주) 한국현 사장은 “정부가 중소기업의 스마트화·자동화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시장환경과 관련 제도 정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본지와 한국현 사장의 인터뷰 전문이다.

▲1~3분기 주조산업(엔진, 주조, 서비스, 환경설비) 분야 업황은 어떤가?

- 당사의 경우 선박 엔진부품이 주력인데 조선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1~3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 다만 4분기부터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언론에서는 조선업 수주실적이 세계 1위를 탈환했다고 하는데 실질적인 건조는 내년부터라고 보면 된다. 관련 뿌리업계 실적도 내년부터는 회복될 것이다. 조선업 부진으로 인해 당사에서는 발전설비, 중장비, 철도 분야 부품 개발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여 대응하고 있다.

게다가 당사와 오랜 거래관계를 갖고 있는 독일의 ‘만(MAN)’에서 금년에만 20건 이상의 신규 부품 개발을 의뢰하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추가적으로 20건 이상의 신규 부품 개발에 대해서도 협의 중이다. 환경설비의 경우 관련 특허도 출원하고, 시공까지 추진하려 했는데 아무래도 영업인원이 부족하여 아직은 크게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올해 많이 어렵긴 했지만 내년에는 실적이 많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D프린팅 서비스를 본격 출범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주조업계 반응은 어떤가?

-지난해 처음 출시했을 때는 고객들이 3D프린팅을 자세히 알지 못해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게다가 실제 출력물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올해 들어 발주가 늘고 있다. 주로 시제품이나 샌드몰드 사용을 위해 자동차, 건설중장비기계, 철도업계, 헬스케어, 방산업체, 건설업계 등에서 발주를 많이 하고 있다.

▲(주)영신특수강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외에 협력사가 있나?

-(주)영신특수강은 삼영기계의 샌드몰드를 활용하여 특수강 주조품 생산 성공했다. 앞으로 당사가 특수강 주조 분야 수주를 하면 (주)영신특수강은 양산에 주력할 것이다. 파트너사가 된 것인데 (주)영신특수강을 시작으로 정식 협력관계를 맺는 파트너사를 늘려갈 계획이다.

샌드프린터로 출력한 문화재 모형. (사진=철강금속신문)
샌드프린터로 출력한 문화재 모형. (사진=철강금속신문)

▲인사이드 프린팅’ 전시회에서 넥슨의 게임 캐릭터 출력물을 선보였다. 현재 3D프린팅 활용 소비재 관련 사업은 어느 정도 진행 중인가?

- 넥슨 외에 여러 조형작가와 대학교 디자인학과, 지자체 문화재 복원 사업, 흉상 제작 등에 출력물 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업인원이 부족한 관계로 소비재 분야에 영업 및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일단 당사가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분야는 기계부품 분야이다. 3D프린팅 브랜드인 ‘샌드그래피’를 통해 주조용 몰드 및 코어, 주조품 제작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3D프린팅 기술과 기존 주조기술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주조공정 설비’ 개발을 추진해 왔는데 현재 어느 정도 단계인가?

- 금년에 프로토타입 장비가 완성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양산용 장비를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당사가 개발 중인 장비는 기존 샌드프린터와 비교하여 좀 더 단순하면서도 정밀도는 향상됐다. 그리고 기존에 수입에 의존하던 소재 또한 국산화 개발을 했다.

모래의 경우 기존 독일 STROBEL사의 것을 사용한다. 당사에서는 그동안 직경 140㎛의 실리카 샌드를 사용해 왔는데 최근 더욱 정밀한 직경 90㎛의 실리카 샌드를 활용한 주조공정을 테스트하고 있다. STROBEL사의 실리카 샌드는 당사가 계약에 따라 독점 공급한다.

▲신형 ‘하이브리드 주조공정 설비’ 개발이 기존 주조산업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는가?

-현재는 중자를 조립하고, 몰드를 제작하는 비용이 매우 높은데다 시간도 많이 걸린다. 신형 ‘하이브리드 주조공정 설비’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주조산업의 원가 절감과 생산성 혁신에 기여할 것이다. 장비의 경우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연구소 대상으로는 직접 판매에 주력하고, 중소기업 대상으로는 일체형 중자 3D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하여 주조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

그리고 사형주조에 특화된 ‘하이브리드 주조공정 설비’ 외에 왁스패턴 3D프린터 개발도 고민 중이다. 정밀주조 분야의 경우 상당히 높은 표면조도를 구현해야 하는데 이는 샌드프린터가 아니라 왁스패턴 3D프린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비 개발과 함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주조산업을 포함하여 3D프린팅 기술의 응용분야를 확대하는 것이다. 3D프린팅 기술을 다양한 제조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침체된 국내 뿌리업계를 비롯한 제조업 전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샌드프린터로 출력한 조형물. (사진=철강금속신문)
샌드프린터로 출력한 조형물. (사진=철강금속신문)

▲정부에서 주조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추진 중인데 삼영기계(주)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정부에서는 합금주조나 신산업 분야 개척을 통해 주조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추진 중인데 시장성이 문제라고 보면 된다. 기업에서 신기술이나 신제품을 개발해도 수요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정부가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과 함께 시장 조성에도 적극 나서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자동화설비와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고 하는데 정부의 지원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나?

-지원정책이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정부사업은 기업의 자부담률도 50%에 달한다. 당사도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지만 기업이 부담해야 할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 보니 선뜻 추진하기는 어렵다. 뿌리산업과 중소제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과감하게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올해 들어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최근 중소기업계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물론 국내 경제의 고질적 문제점인 ‘저임금 장시간 노동’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고,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은 장기적으로 우리경제가 가야할 방향이다. 다만 급격히 정책이 추진되면서 중소기업들의 비용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방향성은 유지하되, 속도는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뿌리(특히 주조 및 표면처리)업계에서 환경 관련 단속에 적발된 업체들이 많았다. 환경문제 및 관련 규제에 대해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환경문제의 경우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해결책도 업계와 함께 마련해야 한다. 주조산업 분야에서 환경문제 해결은 비단 오염 방지 외에 근무환경 개선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다만 집진설비 등을 비롯한 환경설비의 경우 설치비용이 높아 기업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현 삼영기계(주) 사장은 주조해석, 용탕 최적화, 3D프린팅, 로봇 제어 등의 고급 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주조산업에 유입되도록 해야 주조산업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철강금속신문)
한국현 삼영기계(주) 사장은 주조해석, 용탕 최적화, 3D프린팅, 로봇 제어 등의 고급 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주조산업에 유입되도록 해야 주조산업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철강금속신문)

▲주조산업 인력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해결책(자격증, 전문교육원 설립)이 거론되고 있는데 어떤 대안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현장직을 기피하는 것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 자동화공정을 통해 해결하되, 고급기술인력의 유입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국내 주조업체 중에 주조해석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하는 업체가 많지 않은데 이는 상당한 고급 기술인력이 필요한 분야이다. 기존 주조공정 중 용해나 그라인딩 등 위험한 작업은 로봇 자동화를 실시하고, 주형 제작은 3D프린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향후에는 주조해석, 용탕 최적화, 3D프린팅, 로봇 제어 등의 고급 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주조산업에 유입되도록 해야 미래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주조업계가 스마트공장 구축 등을 통한 지속적 혁신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고,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소재부품뿌리산업 전시회의 중점은 어디에 둘 것인가? 이외에 어떤 전시회에 참가할 계획인가?

-주조용 몰드 및 코어, 주조품 제작서비스에 전시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그리고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창원 컨벤션센터(CECO)에서 개최하는 국제 3D프린팅 전시회인 ‘TCT KOREA 2018’에 참가하여 전시, 기술세미나를 진행하고, 주조공학회의 ‘2018년도 추계학술대회’에서도 주물전시회와 기술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전시회와 주조공학회 학술대회에는 230개 주조업체에 초청장을 보냈는데, 3D프린팅 기술의 주조산업 응용방안과 관련한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되어 기대가 매우 크다.

▲향후 신규 사업계획과 목표는 어떤 것인가?

-당분간 3D프린팅 출력 서비스와 주조부품 개발에 주력하고, 신형 ‘하이브리드 주조공정 설비’ 개발이 완료되면 주조용 몰드 및 코어, 주조품 제작서비스 뿐만 아니라 설비 및 실리카샌드, 케미컬 소모품 소재 공급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그리고 지난달 25개 출연연구소의 최종의사결정기구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기업체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앞으로 출연(연)에 현장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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