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뿌리산업기술연구소, 금형 미세패턴 표면 제작기술 개발
생기원 뿌리산업기술연구소, 금형 미세패턴 표면 제작기술 개발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9.01.29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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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토초 레이저 활용해 미세패턴 가공 기술애로 해결

나방의 각막은 나노스케일의 돌기가 육각형 형태로 배열된 미세패턴으로 구성돼 있어 거의 모든 빛을 반사 없이 흡수한다. 그래서 밤에 적은 양의 빛만으로도 사물을 인지할 수 있다. 나방의 눈이 미세한 패턴으로 무반사 효과를 낸다면, 연잎 표면에 있는 미세한 패턴은 물방울이 잎에 맺히지 않고 또르르 굴러가게 하는 방수 효과를 낸다. 맺혔던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연잎에 내려앉았던 먼지들이 함께 사라진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처럼 제품 표면에 미세패턴을 새겨 유용한 기능을 부여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는데, 국내 연구진이 금형 미세패턴 표면 제작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산업기술연구소 금형기술그룹 강정진 수석연구원 팀이 금형에 펨토초 레이저로 미세 패턴을 새기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세패턴 성형에 사용하는 펨토초 레이저. (출처=한국생산기술연구원)
미세패턴 성형에 사용하는 펨토초 레이저. (출처=한국생산기술연구원)

미세패턴 가공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양산에 한계가 있었던 그간의 기술애로를 펨토초 레이저를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펨토초 레이저는 펄스 간격이 1,000조 분의 1초인 극초단 레이저로 간격이 짧은 만큼 방출 에너지 밀도가 높아 고경질 금형 식각에 적합하다.

강정진 수석연구원은 “레이저 펄스의 폭은 레이저 빔의 온-오프 시간으로 정의되는데, 펨토초 레이저 펄스는 켜졌다 꺼지는 시간이 수십 펨토초(펨토초 : 10-15초)로 매우 짧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엄청난 양의 빛에너지가 그대로 그 안에 들어가게 된다. 펨토초 레이저 펄스의 순간 에너지와 전자기적 성질을 적절히 조절해서 원하는 미세패턴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극초단 레이저 가공으로 미세패턴을 만들 때 어떤 기능을 부여할 것인지 미리 설계를 한다. 성형된 미세패턴의 모양에 따라 표면에 물이 스며들도록 하는 친수 기능이나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 발수 기능 등을 구현할 수 있다. 이밖에 활용 기업이나 산업 현장에서 원하는 기능이 있다면 해당 기능의 패턴으로 설계가 가능하다.

또 다른 장점은 친수, 발수 등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별도의 화학물질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패턴의 구조 자체로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고 색깔까지 표현할 수 있어 코팅을 하거나 색을 입히는 추가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미세패턴을 통해 금속에 색을 내는 것은 도색이 아니기 때문에 화학반응이 적은 금속의 경우 색의 변화 없이 오래간다는 장점도 있다.

미세패턴 가공으로 회절 및 발수 기능을 구현한 모습. (출처=한국생산기술연구원)
미세패턴 가공으로 회절 및 발수 기능을 구현한 모습. (출처=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 수석연구원 팀은 이러한 성과를 제품으로 양산할 수 있는 기술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극초단 레이저 펄스로 새긴 미세패턴을 알루미늄 같은 연질금속 표면에 복제 성형하면 제품의 양산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생산성이 좋은 롤투롤(Roll-to-Roll) 공정에 해당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롤은 1/1000㎜보다 작은 크기의 미세한 패턴을 성형하는 도구인데, 롤투롤 장비에 롤이 장착된 상태에서 그 직경을 측정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강 수석연구원 팀은 롤 직경 정밀측정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 중소기업에 기술이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나노코리아 2018’ 전시회에 미세패턴 가공 기술을 선보여 여러 기업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롤투롤 공정을 통한 양산화 기술이 완성되면 가전제품, 욕실제품, 귀금속, 태양열발전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기능성 미세패턴을 폭넓게 응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강 수석연구원 팀은 이번에 개발된 미세패턴이 현재까지 알려진 기능 외에 또 어떤 유용한 기능을 가지는지 밝히는 연구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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