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찬 (주)우성금속 대표 “주조산업 생태계 발전 위해 대기업 역할 중요”
임종찬 (주)우성금속 대표 “주조산업 생태계 발전 위해 대기업 역할 중요”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9.01.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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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수입재 범람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철강업계 경쟁력도 약화”
“철강업계, 잉곳몰드·슬러지포트 등 주조품 입찰 시 국내업체에 우선권 줘야”
임종찬 (주)우성금속 대표이사. (사진=철강금속신문)
임종찬 (주)우성금속 대표이사. (사진=철강금속신문)

국내 주조업계의 대표적인 기술기업인 (주)우성금속은 선철주물 전문 제조업체로 펌프 케이싱, 프레스부품, 산업용 기계부품 등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비록 임직원 25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지만,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주력산업의 불황으로 인해 주조업체들 상당수가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우성금속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7년 91억5,226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주)우성금속은 지난해 12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강소기업으로서의 저력을 과시했다. 본지에서는 임종찬 (주)우성금속 대표이사를 만나 국내외 악재로 인해 주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주조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최근 들어 주조산업 경기가 확연히 나빠지고 있다”고 밝힌 임 대표는 (주)동진주공 등 업계의 대표적인 기업마저 부도가 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동진주공(대표이사 고제환)은 40년이 넘는 업력을 갖고 있는 자동차금형용 주물 제조업체였지만, 지난해 12월 부도로 인해 주조업계를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국내 자동차금형용 주물제작시장의 70% 점유를 점유하고 있는 (주)동진주공은 국내 자동차 주물산업의 1세대이자 리더격인 기업으로 국내외 최정상급 자동차회사들을 주 고객사로 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도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터라 부도소식의 충격은 더욱 컸다.

임종찬 대표는 “회사가 부도가 난데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의 책임이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현재 주조업계가 겪는 어려움 중에는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많다”며 “(주)동진주공은 국내 자동차금형용 주물업계 선도기업이었다. 선도기업의 부도는 국내 자동차산업과 금형산업에 상당한 악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땅한 소재 공급업체가 전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주력산업의 불황과 함께 국내 주조업계가 최근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는 저가 수입재의 범람이다. 주조산업의 최대 수요처인 3대 공작기계업체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주조품만 연간 7천~1만 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임종찬 대표에 따르면 중국산 주조품이 범람하는 것은 철강업계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국내 잉곳몰드 시장은 95%가 중국산이며, 슬러지포트 또한 국산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우성금속이 양산한 잉곳몰드. (사진=철강금속신문)
(주)우성금속이 양산한 잉곳몰드. (사진=철강금속신문)

철강업계가 잉곳몰드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면서 50년 업력을 가진 잉곳몰드 주조업체인 삼화금속이 지난해 초 부도를 맞기도 했다. 포스코, 세아제강 등 국내 대표 철강기업들이 가격 위주로만 입찰을 실시하다보니 국내 주조업계의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임 대표가 제시한 해결방안은 현대제철이 시행 중인 ‘국내업체 우선 입찰제도’이다. 현대제철 통합구매 1팀의 남택열 차장이 도입을 주도한 ‘국내업체 우선 입찰제도’는 잉곳몰드 발주 시 입찰에 국내 주조업체들만 참여하게 하는 제도이다. 당시 남택열 차장은 삼화금속의 부도를 보고 나서 주조품과 관련 설비 수급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보고, 상부에 직접 보고하여 해당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에서 들여오는 잉곳몰드와 슬러지포트, 롤압연기 등을 합하면 월 5천톤 가량은 될 것”이라고 설명한 임종찬 대표는 “해당 제품들의 경우 국내업체와 중국업체 간에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철강업계가 국내 주조업체들에 절반 정도만 배정해도 주조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 주조품의 난립과 관련하여 임 대표가 우려하는 것은 국내 주조산업의 몰락 후 부품소재 및 설비 수급의 어려움으로 인한 철강업계와 완제품 대기업들의 경쟁력 하락이다.

“일본도 20년 전 우리와 비슷한 문제를 겪으며 주물공장을 대부분 없앴다. 하지만 일본의 대기업들은 주조산업을 완전 포기하지는 않았고, 중요한 주조품은 자체 생산이나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에 발주하여 주조산업 생태계를 지켜냈다. 그 결과 최근 일본의 주조산업이 부활하고 있다”고 설명한 임 대표는 “모든 철강업체들이 현대제철처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 주조업체들이 모두 쓰러질 경우에 부품소재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는 철강업계와 주조업계가 힘을 합쳐 주조산업 생태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찬 대표는 주조산업 발전을 위한 대기업들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주조업계의 자구노력과 정부의 지원 또한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ADI 열처리기술’과 관련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그는 “ADI 열처리기술의 경우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기술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ADI 열처리기술을 적용한 주조품은 농기계, 트럭, 건설기계, 건축자재 등 적용범위가 넓어 제조업 분야에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다만 개별 기업 차원에서 개발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많아 정부의 지원과 함께 수요기업들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기존에 검증된 기술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새로운 분야를 적극 개척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지적한 임 대표는 “인장강도와 연신율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ADI 열처리기술을 적용한 주조품은 경량화와 내구성 증대 등의 특징으로 인해 국내 주력산업 분야의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아직은 일부 주조업체들과 열처리업체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데,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과 수요업체들도 관련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우성금속 회사 전경. (사진=철강금속신문)
(주)우성금속 회사 전경. (사진=철강금속신문)

임종찬 대표는 주조산업의 건실한 발전을 위해 대기업과의 상생협력과 신기술 개발 외에 환경문제 해결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임 대표는 “㈜동진주공이 풀몰드 공법의 주조전문 업체이다 보니 작업이 용이하고 생산성이 높다보니 주조단가가 낮아 수익성이 악화되어 이런 어려움에 쳐하게 됐다. 풀몰드 공법으로 생산한 저가의 주조품을 사용해서 이득을 보는 곳은 대기업이다. 특히 자동차 3사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이다. 생산과정에서 스티로폼을 용탕으로 태우면서 하는 일이다보니 환경문제로부터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목형이나 금형 작업 시 더 많은 고용증대와 제품 단가 인상이 예상되는 바 주조업체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사실 중국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하는 주조공장을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법과 제도 이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고려되어야 할 때이다. 본인은 대기업의 이익이 반대로 동진주공 사태를 야기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주)우성금속은 올해부터 기존 주조품 제조 외에 장비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주)우성금속은 현재 24인치 강관 제조용 조관기를 개발하여 이탈리아로의 수출을 앞두고 있다.

“결국 기업의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구노력”이라고 설명한 임종찬 대표는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 신시장 개척은 상시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당사도 지속적 성장을 위해 고부가가치 주조품 개발 외에 주조 및 철강 관련 설비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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