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청년들의 ‘냉소’ 직시해야
중소기업계, 청년들의 ‘냉소’ 직시해야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9.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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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기존에 알고 지내던 특수강 주조업체와 표면처리업체에서 새로운 소식이 있어 취재를 한 바 있다. 한 업체는 신기술 개발을 통해 장관 표창을 수상한다는 소식을 전해왔고, 표면처리업체는 새로운 브레이징 소재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주조업계와 표면처리업계는 열악한 3D업종이라는 인식 때문에 사회에서도 인정받기 어렵고, 지자체와 언론에게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소리까지 듣지만 엄연히 한국의 제조업을 떠받치는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기자가 해당 업체들을 눈여겨 본 이유는 담당이 뿌리산업인 이유도 있지만 해당 기업의 경영자들과 임직원들이 일반적인 중소기업의 경영진들과는 많이 다른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보통의 중소기업 경영진들은 경기상황이나 정책과 관련한 질문을 하면 노동 관련 이야기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인건비가 너무 비싸서 사업 못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중소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앞세운 현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에도 항상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며, 인건비가 중소기업의 경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해왔다.

물론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알고 있지만 “언론에다 할 이야기가 저것 뿐인가?”라는 의구심이 들 때도 많았다. 기업 경영실적을 결정하는 요소는 인건비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기술, 마케팅, 품질, 시장 상황 및 구조, 정책지원 등 다양한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어려운 이유에는 인건비의 인상도 있겠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인한 품질 저하, 마케팅의 부족으로 인한 낮은 인지도,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중소기업 경영진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소위 ‘오너’들의 잘못된 경영판단과 전횡 등도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실제로 기자는 업계에서 상위권에 있던 뿌리기업들 중 경영자의 잘못된 판단으로 기업이 휘청거리는 사례를 여럿 본 바 있다. 하지만 그 기업들의 경영진 중 누구도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특수강 주조업체와 표면처리업체의 경영진들이 돋보이는 이유는 시장의 변화에 맞춰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자구노력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물론 노동정책과 관련한 건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모든 어려움을 노동정책 탓으로 돌리는 것도 잘못된 태도이다. 취업준비생을 비롯한 많은 청년들이 “역시 한국 중소기업은 안 돼”라며 냉소한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대다수 청년들이 다니게 될 중소기업들이 장래의 직원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최저임금을 몇 년씩 동결하더라도 경영이 좋아지기 힘들 것이다.

앞으로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자신들만의 비전과 경쟁력을 더욱 많이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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