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전쟁과 중소기업 살리기
무역 전쟁과 중소기업 살리기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9.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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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이후 국내에서는 부품 소재와 장비산업 육성에 대한 논의가 달아오르고 있다. 역대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부품, 소재, 장비산업을 육성해 왔지만 아직 일본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것에 대한 반성도 나온다.

소재 국산화를 두고 최근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영선 장관은 중소기업들이 애써 제품을 개발하고도 대기업들의 외면으로 인해 국내 부품 소재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고, 최태원 회장은 국내 부품 소재가 아직 품질이 못 미친다고 반박했다.

최근 기계부품과 기계업계, 관련 특수강 및 소재업계 등을 취재한 결과 국내 철강업계와 뿌리업계의 경우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로 인해 특별한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일부에서 공작기계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하지만 독일산으로 대체는 가능한 상황이다. 오히려 현재의 마찰이 강화될 경우 대일본 수출이 감소하는 것이 더욱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한편 이번 사태를 두고 경제 주체별로 시각이 많이 다른 모양이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의견 차가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상당수 대기업과 이들을 대변하는 경제지들은 국내산 부품소재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일본산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계는 이러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들이 기술을 개발해도 대기업들의 단가 후려치기와 기술 탈취로 인해 부품소재산업이 성장하지 못해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의 문화는 대단히 보수적이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에 대해서는 단가 후려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테스트에도 보수적인 경우가 많다. 대기업들이 그런 자세로 중소기업들을 대하면서 부품 소재 국산화를 논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 국가의 제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고루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산업 관련 기자로 10년 가까이 근무한 기자는 대기업들의 행태가 예전과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는 오히려 국내 제조업과 중소기업 육성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조업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고,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시스템을 확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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