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전기차 시대 도래에 따른...車부품 철강 소재변화 패턴은?

(이슈&분석) 전기차 시대 도래에 따른...車부품 철강 소재변화 패턴은?

  • 철강
  • 승인 2019.09.22 18:54
  • 댓글 0
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수강 및 주단강 등 최소 50%가량 감소 예상, 차체 부품도 비철금속으로 전환 가능성↑
알루미늄 및 마그네슘 등 비철금속, 탄소섬유 및 강화플라스틱 등 신소재 수요 증가 예상

최근 국내 자동차산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다. 그동안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부족한 성능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보조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가격 대비 성능이 향상되면서 주요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1800년대 가솔린차보다 앞서 개발되었으나, 내연기관차보다 경제성이 떨어져서 초기 상용화에 실패했다. 이후 1970년대에 오일쇼크로 인한 유가급등, 환경오염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부활의 움직임이 일어났으나, 순수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차의 형태로 발전하다가 2010년 이후 배터리기술의 발전, 중국 등 주요국 정부의 지원으로 순수전기차 가 확대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쏘울 EV’. (사진=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쏘울 EV’. (사진=기아자동차)

전기차시대의 도래는 자동차 관련 부품산업과 소재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산업과 관련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철강산업에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에서는 전기차시대의 도래가 철강시장에 미칠 영향과 업계의 대응방안을 살펴보았다.

2025년 이후 전기차 시대 도래, 2040년경 약 35% 점유 예상

우선 전기차의 확산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전반적으로 판매 대수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발표한 ‘산은조사월보-전기차시대 도래와 국내 자동차부품업계의 대응방안’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 판매대수는 31만9,680대로 전년 대비 63.7%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시장이 38.1%로 1위를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 유럽과 미국 포함 3대 주요시장 점유율은 92.8%로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모델별로는, 테슬라의 ‘Model S’가 판매순위 1위, 닛산의 ‘Leaf’와 BMW ‘i3’가 각각 2위, 3위를 차지하였다. 주요시장별 특성을 살펴보면 유럽, 미국, 일본시장에서는 글로벌판매 ‘Top 3’ 모델이 모두 5위권 안에 들며 판매 강세를 시현하였으나, 중국시장은 판매 10위 내 모델이 모두 중국 로컬회사 브랜드로 중국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였다.

자동차업계의 연비규제 대응, 주요국 정부 지원 등 기본적 성장요인과 함께 ‘테슬라’ 등 업계 노력으로 전기차 발전속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탄소배출량 및 연비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비중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며, 각국 정부는 전기차를 미래성장동력 분야로 인식하고 전략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내연기관차로는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중국정부의 전기차산업 육성 정책 및 ‘테슬라’ 등 선도회사의 시장확대 노력 등은 전기차 발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시대의 도래는 2025∼2030년 이후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경 글로벌 신차판매 중 전기차가 약 8%, 블룸버그(Bloomberg)는 2040년경 약 35%를 점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는 2020년 이후 배터리가격 및 주행거리 등이 대폭 개선되면서 경제성측면에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외장용 철강소재 모두 감소 예상, 비철금속 등 신소재 비중 상승 전망

한편 전기차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자동차에 사용되는 철강소재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차체와 섀시, 도어 등 외장재의 경우 기존 철강소재를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이나 탄소섬유 등 신소재로 대체하려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가격대가 높아 아직은 유럽의 일부 고급차 모델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가공기술의 발전으로 관련 부품가격이 낮아지면서 채택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독일의 자동차업체들은 차체부품으로 알루미늄 판재류를 적극 채택하고 있으며, 도어 또한 알루미늄 소재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요타그룹이 탄소섬유 가공비용을 5분의 1로 낮추면서 탄소섬유 채택 비중을 높이고 있다.

철강소재 비중의 감소는 외장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존에 특수강 및 주단강업계가 주로 차지하던 내장부품 및 소재의 경우에도 비철금속과 플라스틱 등 신소재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구조적 차이가 있어 부품의 수량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감소한다. 기존의 주단강업체들이 납품하던 엔진과 트랜스미션 부품은 비철금속 및 신소재 비중이 높은 배터리와 모터로 대체된다.

배터리의 경우 주 소재인 리튬 외에 알루미늄과 니켈, 망간 등의 소재 비중이 높다. 다만 알루미늄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차에 사용되던 부품의 비중도 감소하기 때문에 전기차시대가 도래해도 총 사용비중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그네슘의 경우 기존 특수강을 채택하던 분야에 대체소재로 채택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철강업계, 내장부품 분야 축소는 불가피·경량화 소재 개발로 외장재 분야 공략 필요

이와 같은 전기차의 구조적 특성으로 미뤄 볼 때 기존의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에 사용되던 주단강부품의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리고 탄소합금강 및 마봉강, 고장력강판 등이 사용되던 분야에도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탄소섬유 등 경량소재로의 대체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기존 엔진 및 트랜스미션 분야의 철강재 사용 비중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경량화를 통해 시장을 방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의 최대 약점이 내연기관차와 비교하여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이므로 저가격의 경량소재를 개발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포스코에서 개발한 ‘기가스틸’과 같은 초경량소재는 전기차시대를 대비하는 철강업계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 전기차의 점유율이 크지는 않은 상황이므로 가성비 높은 경량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전기차시대를 대비하는 철강업계의 가장 적합한 대응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