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 진출 현실을 직시해야
해외 시장 진출 현실을 직시해야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9.10.02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주 베트남으로 철강산업시찰을 다녀왔다.베트남은 새롭게 부상하는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언론에서도 국내 제조업의 위기 탈출을 위해 신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시장 등 신흥시장 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국내 철강업계와 뿌리업계에서도 내수 위주의 경영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철강업계와 뿌리업계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 이유는 기존처럼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에 그치지 않고, 현지 진출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풍부한 자원, 저렴한 인건비와 규제 완화 등은 국내 철강업계와 뿌리업계에 충분한 이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본 베트남 시장은 마냥 장밋빛 전망을 떠올릴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현지에 처음 도착해 알게 된 사실은 아직 도로사정이 좋지 않고, 철도 및 항만 등 산업 관련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현지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상당한 물류비 부담을 안길 수 있는 요인이다.

게다가 부족한 인프라는 전력과 산업용수의 안정적 공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기업들의 희망과 달리 규제가 적은 것도 아니었다.

실제로 현지에 진출해 있는 철강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이 개발도상국이라 환경규제 등이 느슨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법 제도를 대부분 프랑스 등 유럽에서 들여온 것이 많아 생각 이상으로 강력한 규제가 작용 중”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성장률과 시장 수요이다. 물론 베트남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률은 대체로 5% 이상이며, 이는 선진국들보다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국내 철강업계와 뿌리업계의 물량을 소화할 만큼 충분한 수요가 있지 않다.

한국의 경우 건설 외에도 자동차, 조선, 가전, 기계산업 등이 고루 발전해 상당한 철강 수요가 확보되지만 베트남의 경우 아직 철강 관련 수요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국내 철강업계의 물량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대내외 악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철강업계와 뿌리업계가 해외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자세한 시장 분석과 체계적인 대응책이 없다면 해외시장 진출은 오히려 커다란 리스크가 될 수 밖에 없다.  저렴한 인건비만 보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기를 당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