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넘사벽 시장과 철강·수요산업의 협업 모색
황병성 칼럼 - 넘사벽 시장과 철강·수요산업의 협업 모색
  • 황병성
  • 승인 2020.09.0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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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수들에게는 에베레스트산처럼 높았던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방탄소년단(BTS)이 정상에 올랐다.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던 싸이도 2위에 그쳤던 ‘넘사벽’과 같았던 차트였다.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은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위를 집계한다. 세계 수많은 가수 중에서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성과임이 분명하다.    

‘넘사벽’의 사전적 의미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줄임말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힘으로는 격차를 줄이거나 뛰어넘을 수 없는 상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자신의 무력감을 표현하기 위해 잘난 상대방을 두드러지게 과장해 보이는 경우 사용한다. 국내 산업에도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넘사벽 산업을 상당히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 산업은 한국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 첫 번째가 철강이다. 철강 전문 분석기관인 WSD는 지난해 포스코를 1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했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 강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가공비용, 기술혁신 등 7개 항목에서 최고 점수(8.35점)로 1위에 올랐다. 이 또한 세계 철강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넘사벽이다. 10년 동안 1위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철강 외에 일본을 따돌린 제품이 많다는 것은 더욱 통쾌하다. 우리나라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반도체 산업이 그 예이다.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지만, 우리를 따라오려면 한참 멀었다.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을 금지하는 악수를 뒀지만,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된 상황이다. 반도체는 다른 제조업체와 달리 기술력이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국내 업체가 보유한 기술력은 중국, 일본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넘사벽이다.

일본이 앞서갔던 가전 산업도 국내 업체가 따라잡아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큰 이익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핸드폰 시장도 마찬가지다. 삼성이 미국과 중국 업체를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LG까지 가세하면 점유율은 더욱 올라간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도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회복하면서 대약진 단계가 눈앞에 와 있다.

철강 산업의 주요 수요처인 조선산업도 세계 1위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중국이다. 사실 중국은 자국 내 발주가 많기 때문에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국내 업체는 LNG선은 물론 드릴쉽, FPFO 해양 플랜트, 쇄빙선, 크루즈선, 컨테이너선, 에탄 운반선(VLEC) 등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중국의 한 석유화학 업체가 최근 자국 조선사가 아닌 국내 조선사에 초대형 에탄 운반선 4척을 발주한 상황만 봐도 이것이 입증된다. 

이 넘사벽 산업은 대부분 철강과 관련 있다. 철강과 수요산업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불과 분의 관계다. 넘사벽 산업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두 산업간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철강으로 더욱 고품질 소재를 만들고 수요 업체는 그것을 채택해 동반 상승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값싼 수입제품을 사용해서는 시장 지키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문제다. 국산 대신 수입 철강 소재 사용 증가로 상생(相生)의 길은 멀기만 하다.

수입재의 국내 시장 잠식은 여러 부작용을 일으킨다. 건축물에 사용하면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수요산업에 적용하면 경쟁력 약화를 불러온다. 결국 공든 탑처럼 쌓았던 넘사벽 시장은 사상누각(沙上樓閣)처럼 무너질 것이다. 해결책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철강과 수요산업이 협업하는 길뿐이다. 

BTS가 아미라는 팬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빌보드 1위에 올랐듯이 두 산업이 협업을 강화하면 넘사벽 시장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고, 글로벌 넘버 원은 영원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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