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銅스크랩 세무문제②…반복되는 이유는?
풀리지 않는 銅스크랩 세무문제②…반복되는 이유는?
  • 방정환 기자
  • 승인 2020.09.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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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세 매입자 납부특례 후 허점 여전

제도권 내 정상거래 업체들 여전히 탈세 혐의
추징 실적 채우기 … 근본 대책 없인 무한 반복

국내 동스크랩 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세무 문제와 더불어 코로나19와 경기부진에 따른 발생량 감소와 수요 위축 등 경영상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은 다른 모든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세무 문제는 유독 동스크랩 업계에게 커다른 부담을 안기고 있다.

폐자원인 스크랩은 철거과정 또는 부산물의 형태로 발생하기 때문에 발생 및 수집단계에서는 세금계산서, 영수증 등의 거래증빙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되는 일이 빈번하다. 신동업체 자가발생을 제외하면 원천 수집인이 상당수 노인들이고 고물상들이 영세하다보니 최초 수집에서 세금계산서 발급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무자료 거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발생량의 30~40% 정도가 이러한 방식으로 수집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점을 악용하여 고의적으로 부가가치세를 탈루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세무당국에서는 이를 업계 전체가 악의적으로 탈세를 하고 있다고 보면서 광범위한 세무조사를 벌이게 됐다.

■ 부가세 탈루, 원천적 봉쇄 위해 특례제도 도입

이러한 부가세 탈루를 막기 위해 지난 2014년에 동스크랩 부가세 매입자납부특례제도가 도입됐다. 이 제도는 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의 9에 의거하여 사업자간의 동스크랩 거래 시 매입자가 부가세를 매출자에게 직접 지급하지 않고 국세청이 지정한 금융기관의 동스크랩 전용계좌에 입금하면 이를 지정금융기관이 국고에 납입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로 정상적인 거래업체들은 제도 상으로 이제는 더이상 부가가치세 탈루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도 시행 6년이 지났음에도 유독 동스크랩 업계에만 세무조사와 이에 따른 부당과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기 세무조사 외에 수시로 세무조사가 이뤄진 후 정상거래가 아니라고 의심하며 수십, 수백억원의 세금을 추징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동스크랩은 물동량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단가가 매우 높다. 매출 즉시 세액을 포함한 물품대금이 대부분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어 회전율과 환금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세금 탈루행위가 있다면 분명한 위법이기 때문에 처벌과 징벌적 과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제도권에 있는 업체들은 시스템 상 부가세 탈루가 아예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자꾸 반복되는 것은 여전히 제도상 허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실적이 중요한 추징부서에서는 동스크랩 업체들이 손쉬운 타깃이 되고 있다. 더군다나 세무 공무원들은 동스크랩 유통시장의 구조와 부가세 매입자 납부특례의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 제도 상 허점 여전 … 선의 피해업체 속출

동스크랩 유통업체들은 철저하게 세금계산서를 통해 매입과 매출을 하고 있고, 모든 거래행위는 국세청에 연결된 동스크랩 계좌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스크랩과 돈의 움직임이 투명하다. 이 계좌에 부가세도 선납되어 거래가 완료되면 즉시 국고로 들어가게 된다. 이 제도를 준수하는 스크랩 업체들은 부가세를 절대 탈루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스크랩 발생 원천부터 세금계산서 발행이 안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는데, 이에 대해 세무당국은 실질거래가 없는 ‘가공거래’로 규정하고 광범위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조사 이후에는 가공거래 대신 위장거래나 신의성실의무 위반 혐의로 업체들에게 조세범처벌법을 적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례로, 천안에 위치한 중견 스크랩 유통업체인 S사는 최근 관할 세무서로부터 쟁점 매입처들 상당수가 가공거래를 했다는 조사종결복명서를 토대로 이들로부터 거짓세금계산서를 받고 실물은 동스크랩 밀매조직으로부터 받는 위장거래를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또한 가공거래 업체임을 알고 수취했기 때문에 신의성실의무도 위반했다고 봤다.

하지만 S사가 확인한 결과, 가공거래로 지목했던 매입처 대부분이 검찰청 조사에서 무협의를 받거나 재판에서 실거래를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돼 혐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또한 ‘납세자는 구체적인 조세탈루 혐의가 없는 한 성실하다고 추정된다’는 국세청의 납세자 권리헌장에도 정면으로 위반된다.

게다가 존재도 불분명한 밀매조직을 통해 위장거래를 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증명은 아무 것도 없이 그저 추정일 뿐이다. 설령 밀매조직이 있다고 한다면 이들을 찾아내어 처벌하는 것은 매입업체가 아닌 당국의 책임이어야 한다. 

■ 제도 보완 노력 미진

지금까지의 세무당국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하려는 노력 대신 추징실적 채우기에 급급하기 때문에 당분간 동스크랩 거래에 관한 세무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동스크랩유통조합에서는 근복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무자료 물품의 제도권 수용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을 주장해 왔다. 무자료 양성화 방안은 불합리한 세제 개선의 일환으로, 재생재활용자원 전체적으로 무자료 물품 매출을 할 경우 원가가 적용될 수 있도록 매입원가를 일정비율 인정해주는 인정과세를 적용해주거나, 매출시 소득세 상당의 거래세를 원천 납부하는 방식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아직까지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조세형평을 이유로 특례 부여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하지만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도 특례제도인데, 이를 통해 일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지금의 문제가 제도와 현실적인 한계에서 비롯된 것인데, 과세당국이 아무런 리스크를 지지 않은 채 거래당사자에게만 모든 책임을 지우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자 조세법률주의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 뿐만 아니라 세무·법무 전문가들도 조세행정의 형평성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조치에 대해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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