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신축년 새해 상생의 물결이 넘쳐났으면
황병성 칼럼 - 신축년 새해 상생의 물결이 넘쳐났으면
  • 황병성
  • 승인 2021.01.11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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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마치 물속에 있으면서도 목말라하는 것처럼 늘 만족하지 못한 채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어 한다. 이런 인간의 탐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유명한 법정 스님이 세속 사람들에게 던졌던 깨우침이다. 탐욕을 채우려면 또 다른 생명체를 희생으로 삼아야 한다. 자존심은 물론이고 부닥친 현실조차도 외면한다. 특히 가진 자들이 더욱 그렇다. 그들은 탐욕의 곳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어려운 처지는 안중에도 없다. 물속에 있으면서도 목말라하는 끝없는 욕심으로 가난한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 돈을 모을 줄만 알았지 쓸줄 모르는 수전노(守錢奴) 스크루지와 같은 사람이 아직 우리 사회는 무수히 많다. 

임대료를 올리지 않은 것만으로 잘했다는 말을 듣는 요즘 자영업자들의 형편은 말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대기업이 임대료를 올리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들로부터 인상 공문을 받은 임차인들은 마이너스 수입으로 망연자실한 상황에서 소리내어 울고 싶을 정도로 깊은 좌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것도 알만한 대기업의 행태이니 제삼자가 봐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다. 공문을 받은 후 임차인들이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의견은 묵살되고 말았다.

이것은 한 공중파 방송이 취재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결국 취재가 시작되자 “실무진이 실수로 공문을 잘못 보낸 것이다. 올릴 생각이 없다”는 책임자의 구차한 변명은 눈살을 더 찌푸리게 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15곳을 조사해 봤더니 소유 건물 내 점포 임대료를 내린 곳은 두산과 신세계 스타필드, 포스코 3곳뿐이었다고 한다. 정부가 세액공제를 늘리며 착한임대운동을 독려하지만, 대기업들은 동참은커녕 취지를 거스르며 세입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이들의 행태가 비판받아야 마땅한 것은 ‘착한 건물주 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기업처럼 큰 건물을 가진 것이 아니라 대부분 소형 상가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한 건물주는 자신의 회사 매출도 90% 이상 급감했지만, 자기보다 더 어려운 세입자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임대료를 인하해 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고도 세입자들이 겪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한다. 

사실 이들 건물주도 대부분 은행 대출이 있는 등 여유롭지 않다. 이자 등 각종 비용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세입자들을 조금만 더 생각하자고 호소한다. 대기업과 대비되는 이들의 운동을 보면 대기업에서 느끼는 탐욕의 부끄러움보다 조금 가진 자의 진솔한 베풂이 더욱 위대해 보인다. 이러한 착한 건물주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해 어려움에 처한 영세 철강 금속 업체에도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현실을 자포자기(自暴自棄)하기보다 끈질기게 버텨내어 끝내 이겨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업계도 소처럼 끈질기게 노력하고 성실하게 전진하는 우직한 경영자들이 많아서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 본지 회장의 신년사 한 부분이 새삼 떠오른다. 새해에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이자 동반자라는 생각으로 영세 업체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관심과 배려하는 마음이 절실하다.

어려울 때일수록 힘든 사람들의 입장을 더 생각해 주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너는 죽고 나만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는  잘못된 생각이다. 신축년(辛丑年) 새해는 이러한 생각이 바뀌기를 바래본다. 또한 이웃의 아픔을 자신 아픔처럼 생각하고 서로 돕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는 나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잘사는 상생(相生)의 물결이 넘쳐나는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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