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기술로 세계 원전 시장에 도전하자
(전문가 기고) 기술로 세계 원전 시장에 도전하자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1.01.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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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의회가 지난해 말 첨단 원전 연구개발 비용이 포함된 15억 달러(약 1조6,200억원)의 원자력 관련 새해 예산을 확정했다. 미국은 한때 전 세계 원전 시장을 지배 했었다. 그러나 1979년 3월 펜실베이니아 주 미드타운 인근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사고 이후 30여 년간 자국 내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원전 시장 주도권을 중국, 러시아, 한국에 내줬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 들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정부와 의회가 함께 뛰고 있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에너지자원공학과)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이라는 태풍 앞에서 주춤했던 에너지 선진국들이 다시 원전산업에 나서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정부가 앞장서서 원전산업을 독려하고 구체적 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에너지부를 앞세워 원자력 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 안보 및 청정 전력의 핵심 산업 계획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영국도 지난해 말 에너지 백서에서 “‘첨단 원전 기술과 청정 수소 기술 개발’ 등을 위해 10억 파운드(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20여 년간 자국 내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았지만 세계 최초로 상업용 원전을 운영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원전 대국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한 포럼에서 “원전은 미래에도 국가전력 공급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원전산업 육성을 위해 5억 유로(약 6,6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호기를 수출했다. 한국전력공사와 UAE 원자력공사(ENEC)는 작년 말 바라카 원전 1호기 출력 시험에서 거의 100%에 도달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전은 올해 초 상업 운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 기업의 원전 기술이 사양화 된 지 4년이 넘어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기술력과 경제성, 안정성을 인정받아 왔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산업 생태계가 붕괴 위기에 빠져 있다.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되고 있는 현상은 우리 기업의 원전산업 관련 기술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최고 특수강 업체인 세아베스틸이 그 사례다. 

 

 세아베스틸은 오랜 기술 연구 끝에 사용 후 핵연료 운반 및 저장 용기(CASK) 완제품을 생산하는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그리고 지난해 국내 최초로 미국형 CASK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사용 후 핵연료는 원자로 안에서 핵분열 연쇄 반응으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원자력 발전을 하고 남은 연료를 말한다. 

 

 수명이 다한 사용 후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인출하여 원자력발전소 내 수조에 넣어 습식 저장을 한다. 습식 저장 시 냉각수는 열을 식혀 주고 방사성 물질을 막아 주는 기능을 한다. 습식 저장을 거치면서 수년간 충분히 냉각된 사용 후 핵연료는 콘크리트 또는 금속 용기에 넣어 오랜 기간 저장할 수 있는 건식 저장을 해야 한다. 이때 건식 저장하는 용기 중 하나가 사용 후 핵연료 운반 및 저장 용기, CASK이다. 세아베스틸은 대형단조 생산 초기부터 단조에서 가공, 조립 및 용접 공정까지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여 드디어 원전산업의 아버지 격인 미국 원전 시장의 높은 벽을 뚫었다.

 

 여기서 정부 정책자들이 알아야 할 점은 기술 개발의 진흥에 산업의 운명과 국가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 원전산업도 결국엔 기술력으로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어떤 기술이 원전산업 발전에 더 효과적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면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공직자의 사명은 바른 정책에 대해선 직을 걸고서라도 지키고 이어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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