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 환경설비 지원 시급하다
뿌리산업 환경설비 지원 시급하다
  • 엄재성 기자
  • 승인 2021.05.31 0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물과 단조, 금형, 열처리, 표면처리, 용접 등 6대 뿌리산업은 흔히 3D 산업(Dirty, Dangerous, Difficult)으로 불린다. 노동 강도가 높아 일이 힘든 데다 생산과정에서 각종 화학약품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주물산업과 표면처리산업의 경우 뿌리업계 내에서도 3D 업종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청년층이 기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산업 현장에서는 80년대생이 회사의 막내인 경우도 많고, 일부 기업들의 경우 내국인 노동자를 구하지 못해 외국인 노동자들만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지자체의 오염물질 배출 단속이 강화되고, 정부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주물업계와 표면처리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자체적으로 집진설비와 폐수처리장치 등 오염물질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환경설비 설치에 나서고 있지만 비용이 만만찮아 영세기업이 많은 뿌리업계에서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정부가 화관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더욱 강화됐다. 화관법은 사업장 내 화학물질이 사업장 밖에서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유해물질 관리 인력을 보충해 화학물질의 시설관리를 강화하는 제도다. 

지난 2012년 9월 구미에서 ‘불산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하자, 환경부와 국회는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시행하기로 하고, 법안을 제정했다. 정부는 기존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을 전면 개정해 2015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사업장의 안전 기준 항목을 79개에서 413개로 5배 이상 늘렸다. 대신 화관법 적용을 5년간 유예하고, 자진신고 기간을 부여했다.

문제는 환경부가 시민의 안전을 위해 화관법 유예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올해부터 전면 시행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유예기간이 있기는 했지만 환경설비 등을 설치하는 데 워낙 많은 비용이 드는 탓에 제대로 대응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화관법 전면 시행 이후 일부 소규모 도금단지는 통째로 문을 닫기도 했다.

최근 주력산업의 수출 증가로 인해 경기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뿌리업계의 경영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경영여건이 호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면서 많은 뿌리기업들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제조업을 지탱하고 있는 뿌리업계를 위한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가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뿌리업계의 환경설비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