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철강업계가 52시간 근무제도 시행과 외국인 노동자 이탈 현상,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 문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력 고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투자를 계획하기도 벅찬 상황이지만, 투자를 결정한 회사들마저 인재 확보에 실패해 사람 대신 기계를 도입하는 지경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장에 찾아간 일부 중소 철강업체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확실히 공간이 휑한 느낌을 주고 있다. 대부분의 중소 철강업체가 부족한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대거 고용했던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외국인 노동자들이 본국 귀국 후 복귀하지 못하거나, 격리 기간 임금 문제에 대한 부담으로 퇴사를 결정하면서 공장 곳곳에 빈자리가 늘고 있다.
더구나 올해 7월부터 ‘52시간 근무제’가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실시되면서 중소 철강업계의 인력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입장에서는 각종 수당이 이전보다 감소했기 때문에 근로 의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만난 한 중소 철강재 가공업체 대표는 “규모에 비해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우리 청년들은 철강 산업을 3D산업으로 인식해서 지원 자체를 꺼린다”면서 “게다가 기존 외국인 노동자들까지 현장에서 빠지면서 설비 운영 유지에 필요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오랜 고민 끝에 인력을 확보에 대한 노력을 멈추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빚을 내어 최신 자동화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52시간 근무제 도입 취지로 노동자들의 근로 시간을 줄이고, 사업장별 추가 고용을 유도해 취업난을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기업들만 인력풀을 활용하고 있을 뿐, 중소 철강 업체에서는 구직자를 찾지 못해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까지 무인기계를 도입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52시간 근무제가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과 현황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외국인 노동력 유출 실태를 확인하고 중소기업 인력난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정부가 우리 청년들의 중소 철강 제조업체 기피 문화에 대해 업계와 함께 시급히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