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더러운 철강재와 ‘메이드인 차이나’
황병성 칼럼 - 더러운 철강재와 ‘메이드인 차이나’
  • 황병성
  • 승인 2021.11.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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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인 차이나’하면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우리 속담이 떠오른다. 중국이 저가를 무기로 세계를 상대로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다. 하지만 싼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실생활 용품이 그렇고, 농산물이 그렇다. 품질이 너무 떨어지고 유통 과정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고 느꼈다. 우리 속담이 틀리지 않았다. 철강재도 마찬가지다. 중국산 부적합 저가 철강재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며 사회적 문제가 됐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자 근절대책을 세웠지만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이러한 가운데 미·중 무역 분쟁 불씨가 철강으로 옮겨 붙었다. 두 국가는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을 ‘더럽다’고 지칭하며 유럽연합(EU)과 손잡고 저가 공세에 맞서겠다고 천명했다. 중국산을 더러운 철강이라고 규정한 것은 이유가 있다. 덤핑도 문제지만 탄소배출량이 많은 것이 더 큰 문제다. 탄소배출 줄이기가 이슈화 된 지금 이것을 무시하고 생산하는 것이 중국산 철강재다. 세계 최고 탄소 배출국이라는 오명에도 무책임한 행동은 도를 넘어섰다.

중국의 탄소 배출은 자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웃인 우리가 억울하게 더 피해를 보고 있다. 바람에 날려 온 수많은 더럽혀진 물질이 한반도 하늘을 뒤덮으며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그래도 그 원인이 자국이 아니라고 잡아 땐다. ‘데 놈 잡아 때듯이 한다’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님을 실감한다. 올해 들어서는 탄소 중립을 위해 자국 철강업체에 감산을 명령했다. 하지만 이 조치도 영속성이 의심스럽다. 그 꿍꿍이속이 음흉하기 때문이다. 

철강 감산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대낮에도 밤처럼 불을 켜고 운전해야 하는 베이징 거리 모습을 TV를 통해 종종 접한다. 해외 토픽이 아닌 일상의 모습이기에 자기들 민낯을 감추기 위해 마련한 자구책이 탄소배출 감소이다. 하지만 저들 속성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올림픽이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대륙의 공장 굴뚝은 또다시 검은 연기를 뿜어 낼 것이다. 그리고 세계로 공급되는 저가 철강재는 곳곳에서 물의를 일으키며 미운 털이 박힐 것이다.

세계적 지탄 속에 저들이 마지못해 탄소 감축을 선언했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요원하다. 중국은 전력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 석탄 발전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 석탄발전소를 대체하려면 신 재생에너지 생산이 활성화 돼야 한다. 하지만 큰 땅덩어리에 있는 많은 공장을 가동하려면 신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에 석탄발전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한 것도 지금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꼼수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저들이 존재하는 한 한반도의 대기는 맑아질 수 없다는 현실이 억울하고 분하다.

그 주범 중 하나가 철강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더러운 중국 철강’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철강분야에서 탄소배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기준을 충족한 제품만 수입할 것이라는 말에도 동의 한다. 세계는 지금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공동으로 펼치고 있다. 그런데 그 공동 노력에서 중국은 시늉만 하고 있으니 실망스럽다. 여전히 공급과잉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싸구려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더럽히고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휴렛패커드(HP), 델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시설을 베트남·인도 등으로 옮겼거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저렴한 인건비 미끼를 덥석 물고 앞 다퉈 진출했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후 인건비가 급등해도 중국 정부는 나 몰라라 뒷짐만 졌다. 뒤통수를 단단히 맞은 그들은 중국을 절대 대국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애초 한 약속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국은 중화사상의 늪에 빠진 저들이 자칭한 것이지 타인이 하는 말이 아니다. 이것을 저들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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