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혁산압연, 냉간압연 기술로 정밀기계산업 혁신 선도

(기획특집) 혁산압연, 냉간압연 기술로 정밀기계산업 혁신 선도

  • 철강
  • 승인 2021.11.1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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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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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S 선재 활용해 다양한 철강 프로파일 제품 생산, 다양한 산업 분야 기술력 인정받아
정밀기계산업 발전한 유럽 바이어들에게 품질 인정받아, 향후 미국시장 등 개척 예정

지난 2019년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를 실시하면서 우리 정부는 소재부품과 장비산업 육성을 위해 상당한 정책적 지원을 실시했다. 이에 기업들도 호응하면서 수입에 의존하던 소재와 부품, 각종 산업설비 등의 국산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산업계가 취약하다고 평가받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반도체와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 사용하는 정밀기계 분야이다. 제품 설계와 핵심기술 확보도 어렵거니와 정밀기계에 사용할 수 있는 부품소재 생산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진국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정밀기계 분야의 부품소재 분야에서 30년 가까이 외길을 걸어온 강소기업이 있다.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혁산압연(각자대표 이경선, 이준혁)이 그 주인공이다.

혁산압연은 STS 선재를 냉간압연해 다양한 형태의 프로파일을 제작해 정밀기계부품 제조업체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혁산압연 이준혁 대표이사. (사진=철강금속신문)
혁산압연 이준혁 대표이사. (사진=철강금속신문)

본지에서는 혁산압연을 이끌고 있는 이준혁 대표이사를 만나 국내 소재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Q. 선재 가공업체인데 주로 어떤 제품을 양산하고 있나?

A. 금속가공에는 프레스와 단조, 신선, 다이캐스팅 등 여러 방법이 있는데 당사는 정밀 냉간압연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통해 STS 선재를 가공하여 다양한 형태의 프로파일 제품을 양산 중이다.

압연가공의 경우 일반적으로 열간압연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사는 상온에서도 가능한 냉간압연을 하고 있으며, Tucks Mill을 활용해 가공 후 소둔열처리를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

Q. 선재 가공업체는 주로 자동차와 건설 분야가 많은데 어떤 분야에 사용하는 제품인가?

A. 당사에서는 자동차 산업 외에도 펄프, 전자, 환경, 건축,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분야에 사용 가능한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수요가 가장 많은 제품은 제지 회사의 생산설비에 사용하는 필터용 소재이다.

제지공장용 필터가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 제품은 해외에서는 대기업들이 생산하는 품목이나 국내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생산하고 있다.

혁산압연의 프로파일로 제작한 제지공장용 필터. (사진=철강금속신문)
혁산압연의 프로파일로 제작한 제지공장용 필터. (사진=철강금속신문)

STS 선재 냉간압연으로 프로파일 제작, 펄프·전자·자동차·철도·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 공급

Q. 주로 사용하는 소재는 어떤 것인가?

A. STS 300계와 400계, 듀플렉스 등을 사용하고 주로 세아창원특수강에서 전체 물량의 70~80%를 조달한다. 그 외에 저가 제품은 중국에서, 고가 제품은 일본에서 수입하기도 한다. STS 선재 외에 탄소강이나 합금강, 비철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가공하지만 주력 소재는 STS 선재이다.

Q. 코로나19 이후 경영여건은 어떤가?

A. 지난해에는 팬데믹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40%나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주요국들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수주물량이 회복됐다. 다만 세계적인 철강재 공급 부족으로 인해 소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생산에 다소 차질을 빚고 있다.

Q. 국내에서는 아직 정밀기계산업이 발전하지 않아 수요가 많지 않을 것 같다. 내수와 수출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A. 국내 수요가 많지 않다보니 매출의 70%가 수출이다. 최대 수요처는 유럽으로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인도와 일본향 수출이 10% 정도를 차지한다. KOTRA에서 실시하는 해외지사화 사업을 통해 인도 뭄바이에 지사를 마련했고, 향후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시카고 지사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Q.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데 회사의 생산량은 어느 정도인가?

A. 당사의 생산능력은 연 500~800톤 수준이며, 다른 선재 가공업체들과 달리 100% 주문생산을 하고 있다. 수요자 맞춤형 주문생산을 하기 때문에 재고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다만 고객사들마다 납기에서는 차이가 있는데 유럽 고객사들은 3개월 정도이고, 국내 고객사들은 이보다 짧은 편이다.

혁산압연의 프로파일 생산 라인. (사진=철강금속신문)
혁산압연의 프로파일 생산 라인. (사진=철강금속신문)

STS 선재 외에도 특수강과 타이타늄, 합금강 소재로도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비중은 높지 않다.

다만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데다 품질 기준이 높기 때문에 다른 금속가공업체들과 달리 외국인 노동자를 전혀 쓰지 않는다. 당사의 임직원이 13명인데 모두 대기업 퇴직자나 전문 엔지니어로 구성되어 있다.

금형 설계부터 냉간압연, 열처리, 품질 검사 등 모든 공정을 직접 수행하기 때문에 기술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요업체가 요구하는 품질의 제품을 적기에 납품할 수 없기 때문이다.

Q. 향후 사업 확대 계획은?

A. 소재 사업이 만만치 않은 분야이지만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정밀기계산업 분야의 소재 공급업체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이다. 국내 정밀기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계설계 뿐만 아니라 부품소재 분야 엔지니어들과의 협력을 통한 R&D 확대가 필수적이다. 당사가 기계와 전자, 자동차, 생활용품,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력을 쌓은 만큼 국내 정밀기계산업 분야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혁산압연은 어떤 기업?

혁산압연 회사 전경. (사진=철강금속신문)
혁산압연 회사 전경. (사진=철강금속신문)

혁산압연은 지난 1987년 창업주 이경선 회장이 냉간압연 전문업체로 설립한 후 30년 넘게 외길을 걸어 온 부품소재 분야 강소기업이다. 임직원이 13명에 불과하지만 독자 기술력 확보를 통해 우수한 품질의 프로파일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 규모는 연 500~800톤 수준이며, 최근 5년 매출액은 연 40~50억원 수준이다.

현대제철(구 인천제철)에서 근무하다 퇴직 후 회사를 설립한 이경선 대표이사는 국내에 불모지와 다름없던 정밀 소성가공 기술 개발을 통해 유럽 바이어들에게 품질을 인정받아 수출시장을 개척했고,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제지공장 필터용 소재가 주력인 혁산압연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부품과 주방용품, 시계 밴드 및 액세서리, 자동차 및 기계부품을 양산해 왔으며, 최근에는 철도용 부스바와 프로파일을 제작해 부산도시철도와 인천공항, 서울 지하철, 두바이 모노레일 등 국내외 철도업계에 납품해 왔다.

펄프와 환경, 자동차와 IT, 가전, 건축, 생활용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혁산압연의 프로파일은 세계일류상품으로도 선정됐으며, 회사는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창업주 이경선 대표이사의 아들인 이준혁 대표이사는 1993년에 대학에 입학한 후 줄곧 혁산압연에서 근무해 왔다. 대학 재학시절에도 시간 날 때마다 회사에서 업무를 익힌 이준혁 대표이사는 졸업 후 현재까지 부친과 함께 혁산압연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가업승계기업인 혁산압연을 맡게 된 이준혁 대표이사는 소성가공 분야의 첨단뿌리기술보유기업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을 목표로 한 감성경영과 친환경, 사회공헌, 투명경영을 목표로 하는 ESG 경영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기존 주력시장인 유럽 외에 인도시장을 개척한 혁산압연은 시카고 지사화 사업을 통해 미국시장을 신규 개척하고, 국내 정밀기계부품 분야의 혁신을 통해 소재 부문 강소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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