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우리나라 포함 12개 국가를 환율 감시대상국으로 분류
美 재무부, 우리나라 포함 12개 국가를 환율 감시대상국으로 분류
  • 엄재성 기자
  • 승인 2022.06.23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달러 및 금리 인상 기조에 개발도상국 외환위기 비화 우려도 커져

미국 재무부는 지난 6월 10일(현지시각)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 환율정책 보고서’(이하 환율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직전 보고서(2021년 12월)와 동일하게 주요 교역 상대국의 부당한 환율 조작이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스위스와 싱가포르 당국의 지속적 외환시장 개입이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총 12개 국가를 감시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했다.

재무부는 교역촉진법과 종합무역법에 명시된 기준에 따라 주요 교역 상대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특정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정부는 법률에 따라 해당 국가에 경제적 불이익을 가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환율조작국 제재 수단은 ▲미국 기업의 해당 국가 투자 시 금융지원 금지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 참여 금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환율 압박 등이 있다.

교역촉진법에 근거한 환율조작국 판정 요건은 작년 12월 일부 개정됐다. 개정을 통해 조사 대상을 대미 교역액 기준 상위 20개 국가로 한정했으며, 환율 조작 판정을 위한 요건도 ▲대미 무역 흑자(상품·서비스) 150억 달러 이상 ▲경상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또는 GDP 대비 경상수지 차이가 1% 이상) ▲달러 순매수 규모가 GDP 대비 2% 이상이며, 12개월 중 8개월 이상 개입 시 등 3개 요건으로 변경됐다.

이번 환율보고서는 2021년 1~4분기 동안 미국의 상위 20개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와 환율정책을 평가 분석했다. 재무부는 대미 무역에서 과도한 흑자를 기록한 12개 국가를 감시대상국으로 분류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대만, 베트남, 멕시코가 포함됐다. 지난 보고서(2021년 12월)에서 심층 분석(enhanced analysis) 대상이었던 대만과 베트남은 이번에 감시대상국으로 완화 분류됐다.

우리나라는 교역촉진법 3개 기준 중 2개(경상 흑자, 대미 무역 흑자)를 충족해 지난해와 같이 감시대상국 리스트에 올랐다. 보고서는 한국의 2021년 경상 흑자는 GDP 대비 4.9%로 전년(4.6%) 대비 증가했고 대미 무역 흑자도 220억 달러로 전년(170억 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2021년 동안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8.6% 하락(실효환율 기준 5.3%)했고 이에 한국 외환 당국은 원화 가치 부양을 위해 140억 달러 순매도(GDP 대비 0.8% 수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022년 2월 기준 4,370억 달러이며, 이는 단기외채 총액의 약 2.6%로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3개 기준 중 1개(대미 무역 흑자)만 충족했으나 재무부는 중국 당국의 불투명한 환율정책을 지적하며 역시 감시대상국으로 분류했다. 2021년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GDP 대비 1.8%에 그쳤으나 대미 무역 흑자는 세계 최대인 3550억 달러 기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중국은 외환시장에서 약 2900억 달러(GDP 대비 1.6%) 순매수를 기록, 환율조작국 요건에는 미달했다. 재무부는 중국 국영 은행의 외환 거래 활동을 면밀하게 감시 중이라고 밝혔고 중국 당국의 투명한 외환 관리 정보 공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6월 10일 자 뉴욕타임즈는 현재 국제 외환시장의 모든 문제는 ‘강달러’ 현상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본래 재무부 환율보고서는 수출 경쟁력을 위한 외국의 인위적 환율 평가절하를 전제로 하나 지금 달러 강세는 외부 요인이 아닌 미국의 급격한 통화 긴축 정책, 즉 내생변수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 정설로 여겨진다. Official Monetary and Financial Institutes Forum의 마크 소벨(Mark Sobel) 회장은 “현재 강달러 현상은 미국 스스로 외에 누구도 탓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 등락을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DXY: US Dollar Index)는 올해 들어서만 15% 이상 상승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는 6월 15일 미국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 1.5~1.75%로 결정했다. 올해 4차례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4%까지 올릴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달러 강세는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강달러 지속은 일부 개도국들의 외환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