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수요 둔화 우려에도 양호한 실적흐름 유지 전망

철강산업, 수요 둔화 우려에도 양호한 실적흐름 유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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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1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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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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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철강산업 2022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발표

국내 철강산업이 대내외 악재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에도 올해 양호한 실적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상반기 주요 철강업체들의 정기평가를 완료하고, ‘철강산업 2022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업계 전반적으로 2021년 철강 호황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달성하였으며, 2022년 들어서도 그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운전자금 부담으로 차입금 감축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지만, 향상된 이익창출력과 자본 축적을 바탕으로 제반 재무안정성 지표도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상반기 중 현대비앤지스틸(A)과 동국제강(BBB)의 장기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제철로부터 스테인리스(STS) 냉연강판사업을 양수하여 수익기반이 확충된 점, 니켈 가격 등락에 의한 경기 변동에도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전망인 점이 등급전망 상향의 주된 요인이었다.

동국제강은 국내 건설경기의 호조 하에 견조한 실적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현금흐름의 선순환을 통해 재무부담도 크게 경감한 점을 반영하였다.

한편, 애드스테인리스의 신용등급을 상향(BB-/긍정적 → BB/안정적) 조정했다. 현대비앤지스틸과의 긴밀한 영업관계에 기반하여 안정적인 이익창출 기조와 재무구조 개선 추세가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2022년 철강산업 산업전망, 연초 ‘우호적’에서 ‘중립적’으로 변경, 신용전망 ‘안정적’ 유지

한국신용평가는 2022년 철강산업에 대한 KIS Industry Outlook을 연초 ‘우호적’에서 ‘중립적’으로 변경하며, KIS Credit Outlook은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중국의 철강 감산과 수출 억제에 기반한 현 철강정책은 여전히 글로벌 철강수급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 중국 도시 봉쇄 및 경기 부진 등이 거시환경의 불확실성을 고조시켜 견조했던 철강수요의 회복을 제약할 것이란 판단이다.

하반기 국내 철강업계의 수익성은 현 수준보다 감소하여 2022년 전반적으로 상고하저의 실적이 예상된다. 4월 이후 주요 원자재 및 철강가격이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료가 하락 국면에서 전방산업의 가격 저항과 철강수요의 성장세 둔화가 철강가격의 하향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탈탄소 정책 및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 측 제약이 철강업체들의 가격협상력을 일정 수준 뒷받침하고 있어 판가 하락 폭을 제한하며 적정 마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적 둔화에도 원료 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완화와 제한적인 투자 소요를 바탕으로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22년 철강수급 : 수요 성장 폭 둔화 vs 중국의 감산 기조
하반기 중국 정책 변화 및 경기 회복 수준에 초점

세계철강협회는 2022년 글로벌 철강 소비량을 18억4,000만 톤으로 전망하였으며, 이는 전년 대비 0.4% 증가한 수준에 불과하다. 신흥국들의 견조한 성장에도 최대 철강 소비국인 중국의 성장 정체와 인플레이션 및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 지연이 철강 수요의 증가를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경우, 2022년 철강 수요는 전년보다 1.2% 증가한 5,620만 톤 수준으로 전망된다.

주요 전방산업별로 살펴보면, 냉연강판의 주 수요처인 자동차는 하반기 이후 반도체 수급난의 점진적 해소를 바탕으로 생산량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나, 2022년 연간으로는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후판의 주 수요인 조선업은 수주환경 개선이 중장기 성장 모멘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선박 인도시점 감안 시 연내 건조량 회복 수준은 제한적이다.

봉형강의 전방산업인 건설업은 2020년 이후 주택 분양성과 및 정부 주도의 SOC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전방산업별 전망. (출처=한국신용평가)
주요 전방산업별 전망. (출처=한국신용평가)

다만, 최근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 부정적인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비대면 수혜를 받았던 가전 수요도 거리두기 완화 이후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반면, 고유가에 힘입은 에너지강(송유관, 유정관, 후육관 등) 수요 호조, 그린산업에서 창출되는 신수요(태양광/풍력 하부구조물, 배터리 경량소재 등)가 전통산업에서의 회복 지연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에 강종별, 전방시장별, 제품믹스에 따라 수급환경은 차별화될 전망이다.

한편, 공급 측면에서는 탄소중립 하에 중국의 철강공급 통제와 메이저 제강사들의 증설 제한이 과거와 같은 공급과잉을 억제하여 철강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세계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조강 생산은 2021년 10억3,000만 톤을 기록하여 전년 대비 약 2% 감소했다. 2022년 들어서도 건설경기 부진 및 코로나 봉쇄조치 등이 자국 내 철강생산을 제약하면서 중국의 감산 기조는 유지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및 주요국의 대러시아 금수조치, 중국 경제거점 봉쇄, 보호무역주의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교란도 철강생산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전쟁 피해가 집중되었던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철강 생산의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고, 보호무역주의 아래 각국의 철강 교역활동은 여전히 제약되고 있다. 이는 지역별 철강가격의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을 야기하는 가운데, 국가 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당분간 공급망 적체현상이 해소되긴 어려워 보인다.

이런 공급망 제약은 철강수요의 둔화 국면에서도 철강경기의 하방경직성을 제공할 것으로 본다.

다만, 하반기 중국의 정책 변화와 경기회복 수준이 국내 철강수급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중국의 봉쇄조치가 완전히 해제되고 지연되었던 경기부양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단기적으로 철강 수요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중국 도시봉쇄 및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어 자국의 철강공급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할 경우, 역내 철강 가격 하락을 가중시키고, 인접한 국내 철강시장에 다시 수입재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세 전환, 가격 변동 요인은 여전히 상존

그동안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했던 원자재 가격은 2022년 2분기 이후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2021년 5월 톤당 200달러를 상회했던 철광석 가격은 이후 중국의 경기 부진 우려로 크게 하락하여 현재는 톤당 110달러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원료탄 가격 역시 중국 환경규제 및 지정학적 요인에 의해 2022년 3월 한때 톤당 600달러를 상회했으나 2022년 2분기 이후 하락하여 지금은 톤당 30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철스크랩 가격도 2022년 4월부로 하락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

경기 둔화 우려가 증가하고, 각국의 빠른 금리 인상이 시행되면서 단기적으로 원료 가격의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며, 이는 철강가격의 하향압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망 교란을 야기했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고, 탈탄소 기조 하의 에너지믹스 변화도 가속화되면서 단기적으로 원자재가격이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귀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서 하향 안정화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거시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높은 가격변동성이 내재하고 있다.

이는 철강 수요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철강업체들의 가격협상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한국신용평가 정익수 수석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철강경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의 경기동향과 정책 방향성은 상시 모니터링 요인이다. 중국의 건설경기 하락과 코로나 봉쇄조치에 따른 경제활동 제약 장기화 시 역내 철강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향후 중국 도시봉쇄 조치 해제 및 지연된 경기부양책의 이행 수준, 경기 상황에 따른 중국 철강정책의 변화가능성 등에 주목할 계획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및 공급망 제약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으며, 최근 고물가 상황 및 주요국들의 강력한 통화긴축 기조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전방산업의 생산과 투자활동을 제약하고, 원자재 및 실물자산의 가격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등 전방위적인 거시환경의 불확실성을 야기하면서 글로벌 경기변동과 밀접하게 연관된 철강 업황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정익수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위험 완화와 공급망 회복에 따른 원소재 가격 및 환율 등 거시지표의 안정화 여부, 전방시장 상황에 따른 철강수급 영향은 매크로 관점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탄소저감 및 ESG경영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확대되면서 탄소집약도가 높은 철강산업의 대응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응한 국내 철강업체들의 사업 및 투자전략, 투자수준 등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요 모니터링 요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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