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보다 값싼 '일본산 HR'...작년比 수입 ↑

중국산보다 값싼 '일본산 HR'...작년比 수입 ↑

  • 철강
  • 승인 2022.10.2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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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백종훈 기자 jhbae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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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HR, 올해 1~9월 116만톤 수입...전년동기比 12.1% 증가
일본산 열연 오퍼價, 중국산보다 톤당 '10달러' 저렴
"저가 철강 수입재 지속적 유입시 국내 시장 교란 우려"

일본산 열간압연강판(HR)의 국내 수입량이 작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철강업계는 일본산의 오퍼 가격 수준이 중국산 오퍼 가격 수준보다 낮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열연강판은 총 212만9,684톤이다. 이 중 일본산 열연강판의 양은 116만5,497톤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 103만9,448톤 대비 12만6,049톤(12.1%) 증가한 양이며 전체 수입량 대비 54.7%의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동안 수입된 중국산 열연강판의 양은 82만7,602톤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 84만6,348톤 대비 1만8,746톤(2.2%) 줄어든 양이며 전체 수입량 대비 38.9%의 비중을 기록했다.

또 국내에 수입된 일본산 후판의 양도 작년보다 늘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로 들어온 일본산 후판은 82만3,100톤이다. 이는 전년 동기 45만6,329톤 대비 36만6,771톤(80.4%) 늘어난 양이며 전체 수입산 후판 물량인 146만8,575톤 대비 56.1%의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동안 수입된 중국산 후판의 양은 58만579톤이다. 이는 전년 동기 32만6,721톤 대비 23만3,858톤(77.7%) 증가한 양이며 전체 수입산 후판 물량 대비 39.5%의 비중을 기록했다.

이처럼 일본산, 중국산 열연강판과 후판의 국내 수입량이 각각 작년보다 늘거나 다소 줄어든 가운데 일본산 열연강판의 한국행 오퍼 가격이 중국산 열연강판 한국행 오퍼 가격을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업계에 따르면 중국 열연강판 제조업체들은 10월 둘째 주까지 열연코일 한국행 오퍼 가격을 FOB 기준 톤당 570달러선에 내놨다. 반면 같은 시기 일본산은 FOB 기준 톤당 540달러, CFR 기준 톤당 560~570달러선으로 시장에 나왔다. 

철강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일본의 현 경제 사정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엔화 가치 하락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입장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에서 다른 나라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도쿄 외환 시장에서 엔화가 하락하며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50엔대를 돌파했다. 이는 달러 대비 엔화 가치 역대 최저 수준이다. 다만 이로 인해 수출 우위와는 별개로, 일본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 폭을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값인데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그만큼 수입에 투입되는 엔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9월까지의 일본 무역수지는 11조74억엔(약 105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79년 이후 최대 규모이며 적자 크기가 10조엔대 이상으로 확대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철강업계는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주요 국가들의 긴축 정책 강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철강 수요 부진까지 더해지자 일본이 자국 내수 시장 방어를 위해 '엔저'를 앞세워 수출에 무게 중심을 뒀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실제로 일본의 상반기 수출액은 49조5763억엔으로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의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가량 증가했다.

설상가상 업계는 중국 위안화 가치가 올 들어 13% 떨어진 상태에서 중국도 수출에 속도를 올리는 모습을 보이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 최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올 1~9월 누적 수출입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4조7,52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수출은 12.5% 증가한 2조6,986억달러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對한국 수출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 증가한 5,804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출은 15.3% 늘어난 1,226억달러를 기록했다.

궁극적으로 철강업계는 이 같은 저가 철강 수입재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경우 국내 철강시장이 교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반덤핑(AD), 상계관세(CVD)와 같은 무역 규제 조치가 저조할 뿐더러 세이프가드, 최저수입가격(MIP) 제도와 같은 특정 품목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일정 가격 이하의 수입을 금지하는 등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지 않아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품질의 국산 철강재를 사용해야 국내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제조업과 같은 기반 산업도 제대로 육성할 수 있다”며 "가격적 이점이 있다고 해도 건강한 국가 발전을 위해 수입 철강재 의존도를 차츰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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