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철강 생산, 고로 중심에서 전기로로 전환
국내 민간 업계 및 정부, 지자체 상호 협력해 탈탄소화 대응
국내 철강업계가 일본 철강업계의 탈탄소화 대응 전략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틸투모로우 이민근 전무의 '일본 철강산업의 탈탄소 제철 전략 방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스틸, 니어 제로 에미션 스틸, 저탄소 철강 등 철강 제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한 철강 제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철강사들도 각 사의 여건에 적합한 탈탄소 제철 전략하에 친환경 원료-에너지-설비-제조 기술의 개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 철강업의 탈탄소 제철 추진은 ▲ 전기로를 이용한 철스크랩의 최대 활용 ▲수소 직접 환원철 수입 활용 ▲일본내 최적지에서 생산된 국산 수소를 활용한 수소 직접 환원제철 도입 등 세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일본 철강업계는 최근까지 탈탄소화 대응을 위해 고로 생산에서 수소를 이용하고 CCS를 활용한 COURSE50 및 Super COURSE50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CCS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저장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한데, 일본 정부의 'CCS 장기 로드 맵'에서는 2050년의 연간 저장량을 1.2억 톤에서 2.4억 톤으로 하고 있다. 일본 철강업이 2050년에 필요한 저장량은 연간 약 4,700만 톤으로 추산되며, 화력발전의 CO2 대책에 필요한 저장량은 약 2.5억 톤에 달한다. 따라서, 화력발전 대책만으로도 전체 저장량을 다 써 버리는 문제가 예상된다. 또한 현재 일본에서는 저장 가능한 장소가 어디에 있는지도 전혀 구체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전무는 “유럽 등에서 추진 중인 저 탄소 제철 프로젝트의 절반은 수소 직접 환원법을 채택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방법은 저렴한 그린 수소를 대량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수소전략에서는 2030년까지는 수소공급이 제한적이고, 그린수소 공급은 더욱 적기 때문에 선진국에 요구되는 철강 탈탄소화 속도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는 “일본의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지연을 반영한 2030년 기준 일본 국내의 그린 수소 생산비용은 세계 25개국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그린 수소를 수입한다고 하더라도 선박수송에 의존하는 일본의 수소 비용은 국제적으로는 보면 단가가 높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철강업계는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탈탄소 제철을 추진하게 되면 일본 국내의 조강 생산은 기존 고로법 중심에서 전기로법 중심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에 전기로의 원료가 되는 국내 철스크랩을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수소 직접 환원철을 수입 혹은 한정적으로 국내에서 생산하고 이 양자를 다양한 배합으로 사용해 전기로 제철을 실시하는 것이 일본의 조건에 맞는 선택이다.
일본 철강산업의 탈탄소화 전환 전략으로 고로의 휴, 폐지와 연계한 전기로 도입 전략이 있다.
이 전무는 "지역의 고용과 경제 유지를 고려해 정부나 지자체의 주도 아래 지역 이해관계자와 대화하고 전략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고로의 휴, 폐지와 전기로 도입을 동시에 실시해 나가려는 움직임은 이미 일본 철강업계에서도 시작되고 있는데 JFE스틸은 지난 9월 1일 오카야마현의 서일본 제철소의 고로 1기를 2027년에도 대형 전기로로 전환할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국제 수소 직접환원철 시장과 공급망에 대해 그는 "국제적인 직접환원철 거래로 이어지는 움직임으로 이미 일본제철이 브라질 광물자원회사 발레사와 직접환원철 등 '카본 뉴트럴 제철 프로세스에 이바지하는 원료의 활용'을 공동 연구하는 각서를 체결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철광석 생산부터 수소직접 환원철 제조까지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한 배출 제로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 협력함으로써 향후 수소 직접 환원철의 국제적인 공급망 구축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전무는 국내 철강산업의 탈탄소화에 대해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 철강산업도 조강생산에서 차지하는 고로-전로법의 비중이 2021년 기준 68%로 높은 상황이다"며 "국내 철강업계도 탈탄소화에 대응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출가스 발생량이 많은 기존 고로-전로 프로세스를 친환경 프로세스로 전환시켜 나가야한다"고 밝혔다.
현재 탈탄소화 시대에 대응한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으로 그린 생산공정에서의 핵심기술 조기 개발, 그린스틸의 적극적인 수요 대응, 공급망 정비 차원에서의 그린에너지와 저탄소연 연로 조달 안정화 등이 제안되고 있다.
이 전무는 "국내 철강업계는 이 같은 경쟁력 강화 방안 이외에도 일본 철강업의 탈탄소 전략 방향 사례와 같이 글로벌 경쟁국 및 경쟁 철강사들의 탈탄소 대응 전략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한국 철강산업 여건에 적합한 대응 전략으로 반영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또한 탈탄소화는 철강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중요한 이슈인 상황에서 민간 업계는 물론 정부 및 지자체 등 상호 긴밀하게 협력해 탈탄소화에 대응한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