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건설·부동산 시장 여건 진단과 주요 이슈 발표
PF 위기와 미분양 증가, 부동산 회복 중장기 걸림돌
올해 저성장과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 속에서 건설 경기 역시 전반적인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상반기 경기 하방 주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2023년 건설·부동산 시장 여건 진단과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건산연에 따르면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은 급격한 외부적 요인 변화 속에 장기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부동산 경기 하락이 본격화됨에 따라 정부가 규제 완화 조치들을 내놓고 있지만, 미분양 물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등 부동산 시장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산연이 내놓은 주요 키워드는 △부동산PF 시장 △미분양 주택 △신도시 정책 △정비사업 △임대차 시장 변화 등이다. 이 중 부동산PF 시장과 미분양 주택은 부동산 시장 회복의 중장기적 걸림돌이 될 것으로 봤다.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PF 시장 위기는 올해 상반기 내 주요 경기 하방 위험요인으로 국내외 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정부의 유동성 공급 조치에 따라 위험의 크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정부 차원의 유동성 공급과 시중 은행에 대한 금리 인상 자제 요청 등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채권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으나, 아직까지 부동산PF 시장의 위험요인이 남아있다고 건산연은 진단했다.
최근까지 빠르게 늘고 있는 미분양 주택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건산연은 부동산PF가 궁극적으로 정상 상환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분양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이 중요한데, 지난해부터 이미 부동산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해 있어 분양률이 지방을 중심으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가 시장 내 확산돼 있고 금리 역시 단기적으로 하향 안정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PF 위기는 상반기 중 부동산과 건설 시장의 경기를 짓누르는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산연은 "국내 경기 침체에 따라 공공부문의 건설투자 확대 요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민간 주도의 경제정책 운용 방향에 비춰 과거와 같은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