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동·Al합금 부진 뚜렷… 아연·연 기저효과 흐려져
스크랩 수출은 증가세 … 국내 수요 부진에 수입 감소
지난달 비철금속 원자재 수출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동과 알루미늄 수출이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내수 경기 위축으로 인해 원자재 수입도 감소했다. 글로벌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 당분간 비철금속 수출은 부진한 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비철금속 원자재(전기동/알루미늄/아연/연/니켈/주석)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0.6% 감소하고 수입은 3.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 품목인 아연의 대미 수출이 격월 선적의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일시적인 부진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전기동 수출은 35.5%, 알루미늄 합금괴 27.7%, 연 54.2% 감소하며 심각한 부진 양상을 보였다. 아연과 연 수출은 지난해 4월부터 대미 수출이 재개되어 통계 상의 기저효과가 없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주요 품목 모두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연 수출에서 특이한 점은 주요국 수출이 대부분 감소한 가운데 인도와 싱가포르향 수출이 급증한 점이다. 올해 글로벌 아연 시장이 공급 부족으로 전망되긴 하지만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주요국 경제 회복이 더뎌지면서 도금용 아연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중국 철강 생산이 여전히 위축된 상황이며 중국 내 아연 생산이 늘면서 수출 기회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상반기까지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아연 수출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2위 수출품목이던 알루미늄 합금은 중국과 미국 수출이 반토막이 나면서 전체적인 부진이 이어졌다. 특히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코로나 이후에 반제품도 직접 생산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어 전력난에 따른 일시적인 생산 차질 상황이 아니라면 구조적인 변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기동 수출은 전월 대비로는 28.5% 늘긴 했지만 지난해 4월에 비해서는 1/3가량 감소했다. 아시아 5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전기동 수출은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모든 국가 수출이 심각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1~4월 누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41.4%나 감소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지난해에 비해 32.5% 줄었고, 태국 수출은 77.6%나 감소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은 올해 들어 중국 내 재고가 증가하면서 수입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인 양산항 전기동 수입 프리미엄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여 전기동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자재 수입의 경우, 가장 비중이 큰 알루미늄 순괴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7.1% 늘었다. 공급망 다변화 속에서 러시아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우려했던 양국 무역 경색 우려는 향후 수입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알루미늄 합금 수입은 전월 대비 증가했는데 부품사들이 원가 절감을 이유로 중국산 수입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알루미늄 외 수입 비중이 높은 전기동과 연(lead) 수입은 1~4월 기준으로 25.7%와 38.3% 줄었는데, 국내 제조업 경기 부진으로 인해 원자재 수입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리사이클링 원자재인 스크랩은 수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에 수입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스크랩 수출은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 수출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 지난해 1~4월에 비해 12.3% 늘었고, 알루미늄 스크랩 수출도 중국,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이 급증 양상을 보이면서 26.2%나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