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먹다가...

김치를 먹다가...

  • 철강
  • 승인 2023.11.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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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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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전통 맛집의 식탁에 앉아 김치통을 열었다. 먹음직스럽지만 푸른 잎이 안 보인다. 중국산 김치다. 맛있는 김치라는 주인 할머니의 중국산 김치 가스라이팅에 그냥 먹었다. 그런데 알몸 김치와 맨발 절임 배추에 최근 칭다오 소변 맥주까지 오버랩되면서 갑자기 배가 아팠던건 기분 탓이었을까.

수제비에 중국산 김치 한점씩 올려먹다 우리 철강업계가 걱정되는 것은 왜일까. 한국철강협회에 따른 올해 1~10월 우리나라로 수입된 중국 철강제품은 833만톤. 중국의 저가 공세에 작년보다 30% 늘면서 우리의 철강 밥상이 중국산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식당에서 중국산 김치를 담그듯 우리 철강업계도 중국산으로 철강을 버무리고 있다. 중국산 절임배추와 고운 고춧가루 등은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저가 열연강판, 철근, 형강 등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국산 김치와 비교해도 맛도 품질도 떨어진다는 것을 식당 주인들은 알고 있다. 이는 국내 고로사의 제품이 프리미엄이 있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도 철근 제품 중량이 기준치 대비 미달되는 것을 알면서도 공사에 투입시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식당 주인과 리롤러사, 건설사 등은 가격 때문이지 쓰고 싶어 쓰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치는 많게는 3배 이상, 열연재는 15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말이다. 

식중독균과 허용되지 않는 보존료, 기준치를 넘는 세균수 등이 무더기로 적발되고도 유산균에 덮혀 팔리고 있는 중국산 김치도 여전히 많다. 건설공사에 투입된 불량 철근과 실제 측정 결과 두께 차이를 보이는 H형강, 도금함량 미달인 중국산 컬러강판 등이 얼마나 시중에 유통됐는지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다.

김치를 먹고 배탈이 나면 병원에 가면 된다. 중국산 불량 철강을 소비하고 배탈이 난다면 정말 큰일이다. 에콰도르에서는 3.3조를 들여 만든 수력발전소가 중국 철강 품질 문제로 붕괴 위기에 처했다. 댐에서는 수천개, 8개의 철제 터빈에서 1만7,000개의 균열이 발견되서다. 중국 부실 철강 문제는 더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게 됐다.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속담처럼 부적합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의식 개선은 물론 품질 평가 기준을  바로 세워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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