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흑연 공급망 대안처로 부상

탄자니아, 흑연 공급망 대안처로 부상

  • 철강
  • 승인 2023.12.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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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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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연 매장량 세계 6위, 향후 10년 동안 생산량 40배 이상 증가 예상
산업계, 수입선 다변화 및 기술이전 전제로 한 현지 원료 가공·제조 부문 투자 확대 필요

세계적인 철강산업의 탈탄소화와 에너지 전환 가속화, 전기차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로 2차전지 배터리의 핵심원료인 흑연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흑연은 2차전지의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했다 방출하면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전기차 배터리 1개당 흑연 함유량은 20~30% 정도로 배터리에 쓰이는 단일 광물로는 가장 많다.

흑연은 2차전지 배터리의 음극재에 사용되는 핵심소재로 화학 공정에서 내열성 장비의 재료로 쓰이거나 전기로에서 철 스크랩을 녹이기 위한 전극봉 제조에도 사용된다. 통상 흑연은 생산방식에 따라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으로 나뉜다. 인조흑연은 코크스, 피치 등 석유화학과 제철 산업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물질에 섭씨 2500도 이상 고온으로 열처리를 해 제조한다. 반면에 천연흑연은 자연에서 생성돼 채굴되며 토상흑연과 인상흑연으로 나뉜다. 배터리의 음극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조흑연, 천연흑연이 모두 필요하다.

2040년 흑연 수요, 2020년 대비 최소 8배에서 최고 25배까지 증가
韓, 2021년 기준 인조흑연 및 천연흑연 93.7% 중국에서 수입, 공급망 다변화 필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탄소중립에 대한 지속가능 개발 시나리오(Sustainable Development Scenario)와 정책 시나리오(Stated Policies Scenario)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40년 흑연의 수요는 최소 8배에서 최고 25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국제시장에서의 흑연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2023년 광물상품 요약(Mineral Commodity Summaries_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20개국의 글로벌 흑연 생산량 113만 톤 중 73%인 82만 톤을 중국이 생산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음극재용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을 2022년 기준 2억4,100만 달러가량 수입했으며, 이 중 93.7%가 중국에서 수입됐다.

흑연 공급망의 일부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공급망 불안정을 높일 수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흑연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전 세계 흑연 매장량은 총 3억3,000톤으로 추정되며 튀르키예는 총매장량의 27%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브라질(22%), 중국(16%)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아프리카 지역 핵심광물 부존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경제성이 낮은 토상흑연의 매장량이 높은 반면, 중국에서 생산되는 흑연의 76%는 인상흑연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인상흑연의 5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는 브라질, 모잠비크, 탄자니아, 인도, 베트남 순으로 인상흑연 매장량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첨단산업 분야의 핵심 광물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들은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를 위해 자원 부국인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탄자니아도 니켈, 흑연 등 핵심광물이 풍부해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탄자니아는 흑연 매장량 순위 6위국으로 현재 여러 개의 광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탄자니아에서 개발 중인 흑연 광산 현황. (출처=KOTRA 다레살람 무역관)
탄자니아에서 개발 중인 흑연 광산 현황. (출처=KOTRA 다레살람 무역관)

탄자니아는 흑연 생산에 상당한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탄자니아는 전 세계 매장량 3억3000만 톤 중 약 5%인 1,800만 톤이 매장돼 있으며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6위 국가다. 시장조사기관인 BMI에 따르면 탄자니아 흑연 생산량은 향후 10년 동안 4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탄자니아는 아직 생산 단계에는 도달하지는 못했으나 ▲린디 점보 흑연 프로젝트(Lindi Jumbo Graphite Project) ▲부뉴 흑연 프로젝트(Bunyu Graphite Project) ▲나추 흑연 프로젝트(Nachu Graphite Project) ▲킬라오 흑연 프로젝트(Chilao Graphite Project) ▲에판코 흑연 프로젝트(Epanko Graphite Project) ▲바가모요 흑연 프로젝트(Bagamoyo Graphite Project) ▲마헨게 흑연 프로젝트(Mahenge Graphite Project) 등 우수한 생산용량을 보유한 7개의 흑연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흑연은 배터리 4대 요소인 양극, 음극, 전해액, 분리막 중 음극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다. 흑연이 중요한 이유는 흑연의 양과 질이 배터리 용량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흑연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중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中 흑연 수출 통제 맞서 공급망 안정화 위한 수입선 다변화 및 탄자니아 현지 직접 투자 필요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 20일 흑연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를 12월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는 이차전지 음극재용 고순도 천연흑연도 통관 시 이중용도(군용) 여부를 검사받아야 한다. 향후 중국이 흑연 수출통제를 강화할 경우 흑연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어 특정 국가에 편중된 공급망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당한 흑연 매장량을 보유한 탄자니아와 긴밀한 협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탄자니아는 아프리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사회·정치적 안정성이 높으며 정부 차원에서 각종 인프라 구축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광업 부문 성장 잠재력이 높은 편이다.

다만 탄자니아는 관련 기술 미비로 광물을 수익성 있게 가공하는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국내 산업계는 천연흑연의 수입선 다변화와 함게 기술이전을 전제로 한 탄자니아 현지에 가공 및 제조 부문의 투자를 확대하는 진출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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