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원팀코리아와 신년인사회

황병성 칼럼 - 원팀코리아와 신년인사회

  • 철강
  • 승인 2024.01.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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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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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서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신년인사회가 한창이다. 특히 지난 2일 열렸던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경제계·정부·지역상의 회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해 덕담을 나눴다. 이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새해에도 우리 기업과 정부의 ‘원팀코리아’ 정신을 다시 한번 발휘해 대한민국 경제의 재도약과 민생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함께 나아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새해 희망과 경제계 의지를 담은 덕담을 건넸다.  

이날 행사에는 ‘원팀코리아’가 최고 화두(話頭)였다. 이는 당면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와 기업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굳건한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희망을 걸 곳이라고는 경제회복밖에 없다. 잘 먹고 잘 사는 기본적인 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없다. 그래서 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는 국민들의 삶을 더욱 고단하게 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문제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 있어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생산성 향상과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과감한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이 혁신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어야 한다. 특히 규제혁신과 노동개혁 등은 기업이 절실히 바라는 바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것은 수요 부진도 있지만 각종 규제와 비효율적인 정책이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원팀코리아는 허망한 구호에 그칠 것이다. 규제를 혁파하는 과감한 정책이 시급하다.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 입장에서 역지사지하는 자세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 정책은 현실을 고려치 않은 정책이 많았다. 이러한 불합리한 정책에도 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기업들의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이것이 고쳐지지 않으면 경제 회복은 요원하다. 나락으로 더 떨어질 뿐이다. 

우리 업계도 마찬가지다. 각종 정부 정책이 기업에 도움만을 주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정책이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업계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특히 양 협회가 있지만 100점을 줄 수 없다. 그동안 각고의 노력은 인정한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으니 아쉬운 것이다. 업계의 중지를 모으는 것은 협회가 할 역할이다. 그리고 불협화음 없이 회원사들의 화합을 통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할 일이다. 하지만 최근 들리는 소리가 심상찮다. 

올해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패싱’했다. 그것도 4년 연속이다. 구구절절한 사유를 들어보면 일견 납득이 간다. 하지만 신년인사회를 하는 목적을 따져보면 아쉬움이 산처럼 쌓인다. 우리 업계는 매년 신년인사회에서 현안을 논의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지난해 수고를 격려하고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모두 철강 산업 활력 제고와 경쟁력 강화에 방점이 찍힌다. 

이처럼 중요한 행사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4년 동안 열리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이 크다. 그렇다고 우리 업계의 지금 상황이 좋은 것이 아니다. 넘쳐나는 수입산 문제와 열악한 노동 환경, 수요 부진 등이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문제 해결을 위한 결집된 목소리와 행동이 필요하다. 이것을 협회가 앞장서서 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 수장의 용퇴에 따라 좌우되는 협회의 눈치 보기식 업무는 우리 업계를 몹시 불편하게 한다. 타 산업은 그렇지 않은 데 유독 우리 업계만 더욱 그렇다.  

갑진년(甲辰年) 해가 뜨자마자 지구촌은 각종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전쟁과 자연재해 등은 올해 또 다른 복병이다. 이미 지난해 급등한 에너지비용으로 우리 업계는 홍역을 치렀다. 아직 그 리스크는 소멸되지 않고 진행형이다. 이 엄혹한 환경에 살아남으려면 더 많은 노력과 거친 파도를 넘기 위한 굳센 의지가 필요하다.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대두됐던 원팀코리아도 대안 중 하나다. 우리 업계도 행동으로 동참하는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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