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주환원율 76% 달하는데…영풍 배당 요구 과해"

고려아연 "주주환원율 76% 달하는데…영풍 배당 요구 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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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2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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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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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환원정책 업계 최고 수준…정작 영풍은 5% 불과" 반박
영풍 5년 누계 영업적자 1,371억 원, 배당수익은 3,576억원
내달 주총 앞두고 갈등 폭발…주총서 표대결 피할 수 없을 듯

내달 19일 개최 예정인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과의 표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영풍이 주총 안건인 배당결의안과 정관 일부 변경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의 뜻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에 고려아연도 표대결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한 지붕 두 가족'의 오랜 역사가 재정립 될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주당 기말 배당금을 중간 배당금보다 줄인다면 주주들의 실망이 크고, 주주들이 회사의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게 되어 주가가 더욱 하락할 위험이 있다"며, 올해 전체 배당금을 전년보다 줄이는 것은 주주권익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주주들에게 영풍의 수정안에 대해 표를 몰아줄 것을 권유하며 의결권 대리행사 대리인을 정하고 표 몰이에 나섰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영풍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배당결의안에 대해 "2023년 기말배당 5,000원에 더해 중간배당 1만 원과 1,000억 원의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76.3%로 지난해(50.9%)에 비해서도 훨씬 높아졌고, 총 주주 환원액은 2022년 3,979억원에서 2023년 4,027억 원으로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풍의 주장대로 기말배당금을 주당 1만 원으로 높이면 주주환원율이 96%에 육박하는데, 이는 기업이 모든 이익금을 투자나 기업환경 개선에 할애하지 않고 주주 환원에만 쓰는 것이나 다름 없어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와 주주 권익을 떨어뜨린다고 반박했다.

더군다나 고려아연에게 고배당을 요구하는 영풍의 주주환원율은 고려아연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이 자사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매년 약 172억 원 수준이다. 영풍이 자사주 소각을 한적이 없기에 영풍의 총주주환원율은 5년 평균 약 10% 수준이다. 특히 가장 최근인 2022년 주주환원율은 4.68%에 불과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주환원율이 5%도 안 되는 영풍이 고려아연에게는 주주권익 보호를 명분으로 96%에 육박하는 주주환원율을 요구하는 셈"이라면서 “영풍이 마치 주주권익을 대변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매년 고려아연이 영풍에 지급하는 배당금이 줄면 기업경영에 타격을 입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풍의 경영실적은 매년 심각하다. 최근 5년간 영업손익(개별재무 기준)은 매년 적자 행진 중이다. 2018년 300억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2021년에는 728억, 2022년에는 1,078억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에도 적자를 기록했고 규모도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간의 영업손익은 1,371억 원 적자였다. 반면 영풍이 고려아연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2018년 507억원을 시작으로 5년 간 누적 3,576억 원에 달한다. 본업에서는 한 푼도 벌지 못하고 고려아연 지분에 따른 배당수익으로만 5년 간 2,20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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