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과 일본의 열연강판(이하 열연) 수출 오퍼가격이 일본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리롤러사들이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생산 제품의 인상 반영이 어려운 상황인 데다 수입 열연 가격이 오를 경우 제조 비용이 크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주요 고로사들이 열연 수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철강업계가 수입산 열연 제품 반덤핑 제소로 상공정과 하공정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상황을 인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반덤핑 관세가 한국 시장에서 강경 대응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만약을 대비해 수출 물량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인 이달 오퍼에서 일본 고로사들은 한국향 열연 수출 오퍼가격으로 톤당 FOB 680달러(약 89만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관 및 운반 등 수입 비용 등을 고려하면 국산 열연가격(80만 원 중후반대)을 웃도는 가격이다. 사실상 팔 수는 있지만 안 팔겠다는 뜻이다.
중국의 열연 수출 가격은 600달러에 근접한 수준에서 강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1급 밀인 안산강철과 본계강철은 4월적 열연 수출 가격으로 톤당 FOB 595달러(약 78만 원)를 제시했다. 다만 2·3급 밀의 가격이 500달러 후반대를 기록하면서 전체 평균 가격은 낮아진다.
데이터 상으로도 수입산 열연 가격은 상승 추세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일본산과 중국산 열연의 평균 수입 단가는 각각 616달러(약 80만8,800원)와 634달러(약 83만2,440원)였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3.3%, 7.6% 상승한 가격이다. 일년 전과 비교해서는 7.5%, 2.6% 올랐다.
이에 리롤러사들은 해외 제품의 수입을 지속할지, 내수 구매를 더 늘릴지를 선택해야 한다. 냉연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그럭저럭 버텨내겠지만 장기간 지속된다면 하반기엔 구매 믹스 조정으로 상당 폭의 이익 감소가 이어질 것 같다”며 “특히 고품질 냉연 제품 생산에 필요한 일본산 구매가 불가해지면 더 큰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철광석 등 원부재료 가격이 고점 대비 하락하고 있는 만큼, 동북아시아 열연 수출 가격이 국제적 철강 가격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로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움직이는 수혜 기업들인데, 현시점에서 원자재 가격과 반대되는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시장 논리에 역행하는 무언의 가격 개입과 시장 통제들이 열연 수출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