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정·제련 수수료 사장 최저 근접
中 제련소 감산 논의 예정
동정광 시장의 경색으로 인해 현물시장에서 정제련 수수료(TC/RC)가 하락하면서 지난 2021년 4월에 설정된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TC/RC는 광산 회사가 반가공된 광석 또는 정광을 완성된 금속으로 전환하기 위해 제련소에 지불하는 수수료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현물 공급이 부족하면 현물 TC 및 RC가 하락한다.
글로벌 구리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최근 정·제련비(TC/RC)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제련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중국 제련업체들이 감산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번 주 열리는 중국비철금속업협회(CNIA) 회의에서 제련업체들이 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플랫츠(Platts)에 따르면, 중국 동제련소 구매팀연합(CSPT)은 지난 1월 말에 회의를 갖고 1분기 TC 및 RC(최저 가격 기준)를 톤 당 50달러와 파운드 당 5센트로 설정하면서 해외 광산기업들에게 견적기간 및 지급 변경과 같은 부가 조건을 수락하지 않는다고 제시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 결정된 2024년 벤치마크 TC/RC는 톤 당 80달러와 파운드 당 8센트인데, 1분기에 제안된 것은 이보다 40% 가까이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중국 내 현물 TC/RC는 이보다 더 낮은 톤 당 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1월 초에 비해 60% 이상 떨어진 수치다. 동정광 현물 수요가 많지만 공급 여건이 부족하여 TC/RC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물 TC와 1분기 최저가격 사이의 큰 격차로 인해 더 많은 시장 참가자들은 춘절을 전후로 단기적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주목했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트레이더들은 CSPT 회의 후에 현물 가용성을 크게 높였다. 여러 업체들이 3월과 4월 선적 선적을 묶음으로 묶어 2만~3만 톤을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광산업체들이 현재 TC/RC 수준에 만족하고 최대한 많이 판매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CSPT 소속의 일부 제련소는 긴급 수요로 인해 회의 이후에 현물시장에도 손을 대기로 결정했다. 다만 CSPT 회원사가 톤 당 50달러의 TC보다 낮게 구매하는 경우에는 수입허가를 아예 못 받게 규제를 받는다.
CSPT 회의에서는 TC/RC 하락을 막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 모두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감산 계획에 대해서는 합의되지 않았다.
최근 퍼스트퀀텀사가 연산 35만 톤 규모의 꼬브레 파나마 동광산 가동을 중단했고 앵글로 아메리칸사는 올해 생산 가이던스를 낮춰 발표하면서 동정광 수급이 타이트해진 상황이다. 패스트마켓은 올해 광산 생산량이 32만4,000톤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30만 톤의 공급부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프리포트 맥모란의 만야르(Manyar) 제련소를 비롯해 인도, 콩고민주공화국, 중국에서 신규 제련소가 가동되면서 정광 공급량이 늘어야 하는데 최근 광산 이슈는 정광 공급부족 우려를 키우고 있다. 1
톤의 새로운 제련 용량에는 약 4톤의 정광이 필요한데, 중국은 올해도 대규모 제련 능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26년까지 최소 340만 톤의 정광 공급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새로운 제련소 프로젝트는 모두 자체 광산의 정광을 공급원료로 사용한다는 계획이지만 단기적으로 정광 공급은 타이트한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제련업체의 약 20~40%가 현물 기준으로 정광을 구매하고 있어서 단기적인 수급 우려가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시장 관찰자들은 TC/RC가 이미 하락폭을 초과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제련업체들이 일찍 유지보수에 나서면 정광 공급에 대한 압박을 어느 정도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반해 패스트마켓은 동정광 TC/RC는 4월경에 연간 최저치에 도달하는 경향이 있으며 엘니뇨 기상 현상으로 인해 2024년 1분기에 추가 광산 중단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TC/RC가 지금 안정화되더라도 향후 몇 달 안에 또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