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감산보다 깊은 침체골
생산 14% 감소 불구 내수 21%↓
재고 50% 폭증 뒤늦게 깜짝
지난달부터 재고털기 총력
역대급 건설경기 침체로 1분기 감산 대응에 나섰지만 예상보다 깊은 수요 침체 앞에 철근 재고는 다시 사상 최대치로 치솟았다. 제강사들은 지난달부터 추가 감산에 나서는 등 재고 정리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철근 생산은 203만3,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7.4% 줄면서 지난해 2분기(266만톤) 이후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꾸준히 감산에 나서면서 분기별 생산은 2011년 3분기(197만톤) 이후 약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같은 감산 기조에도 철근 수요가 예상보다 더욱 저조하면서 오히려 과잉 생산으로 이어졌다.
1분기 철근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1.4% 급감한 181만8,000톤에 그쳤다. 내수 판매 역시 2011년 1분기(181만2,000톤)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은 모습이다.

예상보다 저조한 수요로 3월 철근 재고(67만3,000톤)는 전년 동월 대비 49.9% 급증하며 다시 최대치로 올라섰다.
앞서 1월 말 67만3,000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철근 재고는 2월(65만톤) 소폭 줄어드는 듯했으나 3월 재차 늘어난 모습이다.
철근 월말 재고가 67만톤대로 진입한 건 철강협회 집계 사상(2010년~) 올해가 처음이다. 앞선 최대 기록은 지난해 9월 64만6,000톤 수준이다.

예상을 빗나간 수급 상황에 제강사들도 올해 철근 수요를 재점검하면서 긴급히 추가 감산 대응에 나섰다. 올해 국내 철근 총수요가 900만톤 선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현대제철은 필요시 철근 라인 비가동 일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도 사내 적정재고를 지난달 말 대비 25% 감축한 수준에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양사 모두 공장 비가동 등 재고 최소화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국내 철근 총수요는 967만톤으로 2014년(972만톤)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는 저축은행 사태로 쪼그라들었던 지난 2011년(860만톤) 이후 최저치로 내려갈 공산이 크다.
한편, 새해 톤당 80만원에서 출발했던 철근 유통가격(SD400, 10mm)은 지난달 말 73~74만원까지 하락했다. 저점은 이미 톤당 72만원대까지 내려앉으며 이달 70만원 선 붕괴 여부에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