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절벽 H형강, '1분기 증산' 감당 가능했나

내수 절벽 H형강, '1분기 증산' 감당 가능했나

  • 철강
  • 승인 2024.05.13 08:00
  • 댓글 0
기자명 김정환 기자 jhkim@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수 침체 불구 H형강 1분기 증산
수출서 단기 매출 확보 기대한 듯
결과적 '생산 과잉' 재고 3개월高

역대급 건설경기 침체로 1분기 H형강 내수가 9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수출 확대를 위한 증산이 결과적으로 공급 과잉으로 되돌아오며 재고 리스크 확대로 이어졌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H형강 내수 판매는 41만3,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급감했다. 5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다. 전분기 대비로도 10.5% 줄어든 모습이다.

분기별 내수 판매가 40만톤 초반대까지 밀린 건 2015년 1분기(43만2,000톤)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평균 50~60만톤대 사이를 유지하던 분기별 내수 판매는 지난해 3분기부터 40만톤 중반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이 같은 내수 침체에도 1분기 생산은 수출 확대에 나서며 오히려 늘린 모습이다.

1분기 H형강 생산은 69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이 기간 수출은 64.9% 급증한 25만2,000톤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이례적인 수출 물량이다. 분기별 수출은 지난 2021년 2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수 침체로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한 가운데 단기적으로 저가 수출에 적극 나서면서 분기 매출 확보를 우선시했다는 평가다.

올 1분기 H형강 평균 수출단가는 톤당 743달러(한화 약 100만원)로 전년 동기(880달러) 대비 15.6% 하락했다. 전분기(799달러)와 비교해도 7.1% 떨어졌다. 국산 중소형 H형강 유통시세가 1분기 평균 톤당 111만원임을 감안하면 단순 비교해도 10만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수출 확대와 함께 내수 부진 만회 시도에도 결과적으로 생산 과잉을 야기하며 H형강 재고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3월 말 H형강 재고는 30만2,000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7% 급증했다. 전월 대비로는 5.5% 줄었으나 올해 1월(31만7,000톤)과 2월(32만톤)에 이어 석 달 연속 30만톤대를 이어간 셈이다. 지난해 11월 22만톤을 저점으로 12월(26만8,000톤)부터 크게 늘었다.

없는 수요 속 재고 리스크는 올 한 해 내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 2분기는 H형강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나 올해는 역대급 건설경기 침체로 유의미한 실적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0.2 포인트(p) 상승한 73.7을 기록했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CBSI는 지난 1월 저점(67.0) 이후 2월(72.0)과 3월(73.5)에 이어 석 달 연속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수 수준은 70선에 머무르며 장기 평균(최근 10년·79.1)에도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통상 공사량이 증가하는 계절적 영향으로 4월에는 지수가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 지수는 0.2p 상승에 그쳤다.

한편,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국내 건설 수주액은 올 1분기 34조2,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0% 감소했다. 특히 이 기간 민간 부문 수주는 36.2% 급감한 22조2,121억원에 그쳤으며 공공 부문 역시 12조147억원으로 5.9% 감소했다.

1분기 공사 종류별로 살펴보면 건축(20조5,880억원)과 토목(13조6,331억원)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4%, 29.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