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달러 걸친 1분기 제선원가
2분기 쇳물원가 낮아졌지만…5월 이후 반등 추세
부진한 국내 철강 수요…원가 부담 여전
쇳물값이 1달 만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내수 시황 부진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는 국내 철강업계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고로사의 제선원가는 지난해 4분기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그렸으나, 5월 철강원료 가격 상승에 따라 제조원가 부담도 늘어나는 추세다.
본지가 추정한 올해 5월 제선원가는 톤당 344달러(중국 CFR 기준, 원료 투입에 따른 단순 추정치) 수준으로 직전 4월 가격 대비 톤당 11달러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쇳물 1톤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이보다 많이 투입된다. 지난 1분기 제선원가는 톤당 402달러를 나타낸 바 있다.

국내 고로사의 제선원가는 지난해 3분기 420달러를 돌파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400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2월 이후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하향 안정화됨에 따라 제선원가도 급격하게 낮아졌다.
1월 한때 철광석 가격은 톤당 140달러를 상회했으며, 원료탄 가격도 330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4월 한때 철광석 가격은 100달러를 밑돌았으며 원료탄 가격도 220달러대를 형성했다. 이에 4월 제선원가는 332달러로 추정돼 1분기 대비 70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5월 이후 철강원료 가격이 4월 가격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5월 제선원가는 4월 대비 높은 수준을 형성할 전망이다.
4~5월 기준 제선원가는 직전 분기 대비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으나 제조업계는 국내 시황 악화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열간압연강판과 후판 등 판재류 유통가격이 원가 변동분 대비 가파르게 하락한 상황이다. 5월 기준 국산 열연강판과 후판 유통가격은 1분기 고점 대비 10만 원 가까이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아울러 제선원가 하락에 따라 조선 등 수요업계 공급가격 협상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후판 제조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급등한 원료 가격을 제품 가격에 연동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주장했다. 다만 조선업계는 중국산 저가재 수입 등을 무기로 공급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조선용 후판 공급가격은 인하된 바 있다.
철강업계는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 공급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나 조선 등 수요업계는 올해 철강원료 가격 하락을 이유로 추가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 인하가 진행된다면 철강업계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 협상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