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전회 실망감 中 사강 1주일 3만원↓
엔달러 급락에 日 H2 4만엔대 진입 뚝
韓 남부권 공급발 제한적 강세 지속
동아시아 철스크랩 가격이 비수기 속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국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과 급격한 환율 변동으로 중국, 일본 철스크랩 가격은 내리 하락세인 반면 국내 시황은 추가 인상 기대감에 들떠 있다. 반년간 이어진 약세 뒤 찾아온 상승장으로 제품 침체에도 공급발 강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을 분위기다.
중국 최대 민영 철강사 사강그룹은 26일(금)부터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전 등급에서 톤당 50위안(1만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앞서 회사는 지난 19일(금)과 24일(수)에도 각각 50위안씩 내린 바 있다. 누적 인하폭은 일주일 만에 총 150위안(3만원)으로 늘어난 모습이다.
중국의 중장기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기대했던 대규모 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18일 폐회 직후 제품 가격 급락과 함께 철스크랩 시세도 급격히 조정되고 있다.
이번 인하로 사강의 중량101(重废1) 등급 매입 가격은 육상 기준 톤당 2,700위안(51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일본 철스크랩 가격도 하락세다. 지속된 엔저로 견조하던 엔달러 환율이 연일 급락하면서다.
도쿄제철은 27일(토)부로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오카야마, 우쓰노미야 공장과 다카마쓰 철강센터 등 3거점에서 톤당 500엔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26일(-500엔)에 이어 이틀 연속 주요 거점 인하로 이달 중순 이후 총 5차 인하에 나선 셈이다.
이번 인하로 거점별 철스크랩 구매 단가는 H2 기준 톤당 4만8,000~5만1,000엔으로 조정된 모습이다. 특히 관동 우쓰노미야 공장(5만1,000엔)과 중부 다하라 공장(5만500엔)을 제외한 나머지 거점 H2 단가는 일제히 5만엔 선 밑으로 떨어지며 4만엔대로 진입했다.
이달 중순부터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도쿄제철은 지속적으로 철스크랩 단가 인하에 나서고 있다. 도쿄제철은 철스크랩 물량 확보·조절을 위해 환율 등 수출 시세를 내수 가격과 밀접하게 연동한다.
지난 10일까지 종가 기준 달러당 161엔대를 유지하던 엔달러 환율은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계속 밀리더니 24일부터 153엔대를 유지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불과 2주 만에 8엔 이상 급락했다.
연내 미국 금리 인하와 일본 금리 인상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엔화 가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까지 엔화 약세가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에 기인한 만큼 향후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비수기 진입에 철광석 가격도 석 달 만에 톤당 100달러(CFR) 선이 붕괴되는 등 원료 시세는 당분간 저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시황은 장마철 비수기에도 남부권을 중심으로 특별구매와 함께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다수 제강사들이 특별구매 시한을 정하지 않으면서 철근 유통시세 반등과 함께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16일(화) 대한제강과 YK스틸, 한국철강, 한국특강의 특별구매 인상으로 남부권 철스크랩 가격은 전 등급에서 톤당 1만원 상승했다.
여기에 태웅과 세아창원특수강이 추가 특별구매로 23일(화)부터 1만5,000원을 거듭 인상하면서 여타 제강사들 동참에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상폭 적용 시 생철·중량류를 중심으로 저점에서 2만5,000원 오르는 셈이다.
올해 1월 이후 반년 만에 찾아온 상승장으로 저조한 공급 수준과 함께 추가 인상 없이는 강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분위기다. 7월 말~8월 초 제강사 대보수와 하계휴가 이후 추가 특별구매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언이다.
반면 최근 철근 유통시세 반등이 수요와 별개로 제강사들의 공급발 인상에 견인된 만큼 철스크랩 상승폭도 제한적이란 평가 역시 여전하다. 가격이 올라도 연이은 감산 등 비가동률 확대로 철스크랩 수요도 한계가 명확하단 설명이다.
더욱이 제강사들이 시황 개선 시점을 최소 올 4분기부터로 내다보는 만큼 당분간 원가절감 노력은 추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