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부진 장기화에 가격은 다시금 하락세
열연업계, “이제는 한계…가격 방어 나서야”
중국산 저가재 수입 변수, “물동량 언제든 늘어날 수 있어”
철강업계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철광석과 원료탄 등 철강원료 가격이 낮아지며 제조원가 부담이 줄고 있지만, 열간압연강판 가격 하락이 더욱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기준 주요 스틸서비스센터의 영업이익률이 1%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2분기는 이보다 더욱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고로사들의 열연강판 분야 실적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철강업계는 하반기 시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으나 중국발 저가 수입재 물동량 변수와 내수 시황 부진 등 부정적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열연강판 유통가격(GS강종 기준)은 1분기 기준 80만 원 중후반대를 형성했으나 7월 하순 기준 70만 원 중후반선을 기록 중이다. 이에 열연강판 가격은 연초 대비 10만 원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한때 열연강판 가격은 시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며 반짝 상승하기도 했지만, 철강 수요 부진 장기화가 이어지며 가격은 다시금 하락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지난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40달러를 웃돌았으며 원료탄 가격도 300달러 중반대를 형성하며 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이에 열연강판 제조원가는 제품 유통가격을 웃돌기도 했다. 다만 2월 이후 원료 가격은 안정화된 모습을 형성했으며 이에 따라 제조원가도 낮아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지속된 철강 시황 부진과 제품 유통가격 하락에 철강업계는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열연강판과 후판 등 범용재 시장은 사실상 적자 상태”라며 “제조업계와 유통업계 모두 열연강판 시장에서 적자를 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상반기 한때 제조원가와 열연강판 유통가격의 격차는 톤당 10만 원 이상 벌어지기도 했으나 5월 이후 급격히 줄었으며 3분기에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가 추정한 7월 열연강판 제조원가는 70만 원 초중반선이다.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료 입고 기준에 따라 제조원가는 더욱 높은 수준을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저가 판매를 지양하고 견고한 가격 수준을 갖춰야 한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 제조업계는 8월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유통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입장을 알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국산 저가재 유입 변수도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통상 중국 철강 가격은 국내 가격을 선행하는 데, 최근 중국 열연강판 가격이 2020년 상반기 이후 최저 가격을 나타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최근 주춤했던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이 다시금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4~5월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은 각각 약 17만 3천톤, 14만 7천 톤을 기록했으나, 6월에는 7만 1천 톤으로 급감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 가격이 낮은 수준을 형성했지만, 원·달러 환율과 국내 시황 악화로 6월 이후 물동량은 감소하는 추세”라며 “다만 7월 중순 이후 중국 열연강판 가격이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향후 물동량은 증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