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中 철강價 폭락에 열연강판 반덤핑 논의 재점화?…“국내 철강 생존 문제”

[이슈] 中 철강價 폭락에 열연강판 반덤핑 논의 재점화?…“국내 철강 생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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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8.2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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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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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 가격 하락에 9월 이후 시황 답답
시장 질서 확립 어렵지만…여전히 신중한 열연업계
“9월 이후 저가 물량 쏟아질 것”

중국 내수 철강 가격의 충격적인 하락으로 인해 국내 철강 시장 내부에서 수입산 열간압연강판에 대해 반덤핑(AD) 제소 등 무역장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8월 중국 열연강판 가격은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으며, 한국향 수출가격도 폭락했다. 이에 9월 이후 국내로 수입될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현재 가격 대비 톤당 10만 원 이상 낮아질 전망이며 이에 따른 국내 시황은 더욱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열연업계의 이익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열연강판을 취급하는 제조업계와 유통업계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철강업계는 열연강판 등 기초소재 시장의 생태계가 무너진다면 고부가 가치 제품 시장의 질서도 순차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여전히 신중한 열연업계 


현재 국내 열연 제조업계는 저가 중국산 열연강판 유입으로 국내 시장 질서 확립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중국산 열연강판 반덤핑 조사 신청 등 실질적인 행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산 철강재 가격 급락에 따라 중국 철강업계의 한국향 열연강판 오퍼(Offer)가격이 400달러 중반대까지 하락하자, 시중에는 국내 제조업계가 중국산을 타깃으로 반덤핑 조사 신청에 나설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사진은 포스코 열연 제품. 포스코 제공.
사진은 포스코 열연 제품. 포스코 제공.

다만 포스코 등 제조업계는 해당 소문을 부인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불공정 수입 증가로 인한 우려는 있다”면서도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 관련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이어 관계자는 “앞서 알린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포스코홀딩스 2023년 연간 기업설명회에서 회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해 수입시장을 막는 장벽이 높지 않다”며 “포스코는 조강 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 아래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중국산 후판 반덤핑 제소 관련 논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 “9월 이후 저가 물량 쏟아질 것” 


올해 국내 열연강판 시장은 가격 하락과 제품 판매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제출된 국내 열연강판 스틸서비스센터(SSC) 5곳의 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SC들의 매출액이 감소함과 동시에 2분기 영업이익률은 –2%를 기록했다. 

열연강판 제조업계 또한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또한 열연강판 부분에서는 적자를 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양제철소 관계자 또한 “열연강판 가격 하락에 따라 현재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전기강판 등 특정 제품을 제외하면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더욱이 9월 이후 수입될 중국산 열연강판 가격은 현재 가격 대비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또한 약세로 전환되고 있어 수입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중순 기준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80만 원 초반선이다. 수입대응재(GS400 강종) 유통가격은 톤당 70만 원 중후반선, 중국산 등 수입산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70만 원 중반선이다. 

현재 수입되는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원가는 70만 원 초중반선이다. 아울러 9월부터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원가는 60만 원 후반선에서 70만 원 초반선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8월 중순 중국 2급밀의 한국향 열연강판 오퍼가격은 톤당 400달러 중반대(CFR)까지 하락했다. 최근 환율을 고려한 수입원가는 톤당 61만 원으로 추정된다. 해당 물량은 10월부터 국내로 유입될 전망이다. 
 

 


▣ 국내업계, 중국산 가격 대응 가능할까?


중국산 저가 물량의 국내 시장 유입으로 9월 이후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결국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내업계는 시중 유통가격 하락 폭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열연강판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국내 철강 산업 생태계의 중심”이라며 “시장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열연강판 수입대응재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저가 수입산 물동량을 저지하고 있다. 다만 9월 이후 수입될 중국산 제품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함에 따라 수입대응재 공급가격도 인하될 가능성이 크며, 제조업계의 부담 또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제선원가는 톤당 310달러대다. 이를 고려한 열연강판 단순 제조원가는 톤당 70만 원 초반대다. 향후 철광석과 원료탄 등 철강원료 가격 향방에 따라 제조원가를 더욱 낮출 수 있으나, 현재 수준으로는 향후 수입될 중국산 저가 물량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철강 수요 부진으로 원료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도 낮출 수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중국산 철강재 가격도 함께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열연강판 등 범용재 시장에서 중국산 가격 대응은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시장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더 이상 물러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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