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열연價, 2020년 연말 이후 최저 수준
성수기 시장 진입했으나…국내 수요 저조·中 수출價 하락 겹쳐
열연價 10월 이후 더욱 하락할까
계절적 성수기 시장에 진입했으나 국내 철강 가격이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건설 등 주요 전방산업 업황 악화로 내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발 저가 물량 유입에 따라 가격 하락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더욱이 국산 열간압연강판 유통가격이 2020년 연말 이후 최저 수준을 형성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산 저가 물동량 증감에 따라 제품 유통가격은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제품 시황을 방어하고 가격을 세우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실제 가격 수성은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9월 중순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전월 대비 2만~3만 원 하락하며 톤당 70만 원 중후반선을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9월 국내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지난 2020년 연말 기록한 톤당 70만 원 초반대 가격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 수요 부진의 영향과 명절 연휴 기간에 겹쳐 중국발 저가 물량 유입으로 인해 시중 가격은 약세를 나타냈다”라며 “저가 물량 유입이 본격화되는 9월 하순 이후 시황이 더욱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가격 하락과 함께 철강원료 가격도 약세를 거듭하는 분위기다. 7월 초순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0달러를 웃돌며 강세를 나타냈으나 9월 20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91.35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하절기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강세를 기록했던 원료탄 가격 또한 18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철강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으나 제품 가격 하락도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와 함께 중국 철강재 가격이 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부분도 제품 시황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9월 중국 내수 열연강판 가격은 3,000위안~3,100위안대를 횡보하며 2017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중국 열연강판 가격이 국산 유통가격을 선행하는 점을 미뤄볼 때, 국내 유통가격도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가격의 하락은 곧 국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라며 “중국 철강재의 전반적인 가격 약세가 이어진다면 결국 국내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철강업계는 저가 경쟁이 치열해진 부분도 시황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올해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전방산업 업황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철강 수요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철강업계는 수입대응재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가파르게 일어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물량 유입이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시장이 흔들려선 안 된다”라며 “가격 하락을 최소화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철강 제조업계는 열연강판 유통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적극적인 시장 방어 대책을 전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