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소재부터 완제품까지 가격 인상…고삐 조이는 제조업계
중국 철강價 다시 하락?…“반등할 가능성 염두에 둬야”
중국발 훈풍의 기세가 약해지며 11월 이후 국내 철강 가격이 다시금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가 가격 인상안을 발표하며 시중 철강재 유통가격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철강업계는 중국 철강 가격 상승으로 시작된 국내 가격 상승을 11월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공정 제조업계의 기초소재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하공정 제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품목에서 가격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기초소재부터 완제품까지 가격 인상…고삐 조이는 제조업계
제조업계의 가격 인상 방침이 연일 발표되는 가운데 열간압연강판부터 냉연·도금·컬러·강관 등 대부분 철강재 가격이 11월 인상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상공정 제조업계는 10~11월 열연강판 가격을 인상한다. 현대제철은 10월 유통향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 원 인상했으며 포스코는 11월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 원 올린다.

상공정 제조업계는 11월 국산 정품 열연강판 및 수입대응재 유통가격 추이를 살펴보고 제품 가격을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앞서 발표된 가격 인상안이 시장에 일정 수준 이상 반영된다면 추가 인상도 고려하고 있다”라며 “연말까지 최대한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공정 제조업계도 제품 가격 인상에 박차를 가한다. 열연강판 등 원재료 가격이 오름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1월 동국씨엠과 KG스틸 등 하공정 제조업계는 톤당 5만~8만 원 수준의 가격 인상을 실시한다.
동국씨엠은 용융아연도금강판(GI), 전기아연도금강판(EGI) 등 냉연 전 제품 가격을 톤당 5만 원 인상하며 컬러강판 제품은 톤당 8만 원 인상한다. KG스틸은 냉연도금 제품 5만 원, 컬러 제품 7만 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강관 제조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도 줄지어 진행된다. 세아제강은 11월 배관용강관 제품 할인율을 7%를 축소하는 방침을 시장에 통보했다. 현대스틸파이프는 흑관 가격을 11~12월 각각 톤당 5만 원 인상한다. 백관 가격도 11~12월 각각 톤당 6만 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철강원료 가격 강세와 전기요금 인상도 제품 가격 방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철광석 가격은 톤당 90달러를 하회하며 올해 최저 가격을 형성했으나 최근 100달러대까지 다시금 올라섰다. 원료탄 가격도 전월 기준 170~180달러대에서 최근 2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이 지난 10월 24일부터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10.2%,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갑) 전기요금은 5.2%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제조원가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 중국 철강價 다시 하락?…“반등할 가능성 염두에 둬야”
철강업계 안팎으로 11월 이후 가격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철강업계는 중국발 가격 강세가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달 초순 예정된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 회의 전후로 중국 철강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유지 등을 위해 발표할 추가 경기부양책에 따라 철강 시황도 급변할 것”이라며 “10월 초순 중국 내수 철강 가격과 오퍼가격 급상승 수준과 유사한 흐름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망했다.
10월 초순 한때 중국 내수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3,700~3,800위안대를 형성했으며 한국향 열연강판 오퍼(Offer)가격도 톤당 550달러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 강세(원화 가치 하락)도 국내 철강 시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9월 하순 한때 원·달러 환율은 1,310원대까지 하락했는데, 최근 환율은 1,390원대까지 올라섰다. 이에 수입업계의 원가 부담이 증가하며 국내 시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입재 부담은 늘어날 것”이라며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인식이 시장에 더욱 퍼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