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영향…2년 만에 1,400원 기록한 환율
수출 경쟁력 강화?…“보호무역주의에 물량 크게 늘지 않을 수도”
철광석 등 철강원료 비용 부담 늘어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1,4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2일 3시 30분 기준 미국 달러 매매 기준율은 1달러당 1,403.5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1월 7일 이후 처음이다. 철강업계는 강달러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국내 철강재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지만 원재료 수입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국산 철강재 수출량은 약 1,430만 톤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코로나 이전인 2018~2019년과 비교하면 반기 기준 200만 톤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화 가치 하락에 따라 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강화될 수 있다”라며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는 등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실제 물량은 눈에 띄게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철강업계는 환율 변화에 따라 원재료 비용 상승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철강업계는 국내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데, 원가 부담이 더해질 것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원료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환율 강세(원화 가치 하락)에 따라 원재료 구매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철강 제조업계의 제선원가는 톤당 302달러(중국 CFR 기준, 원료 투입에 따른 단순 추정치)로 추정된다.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 하락에 따라 11월 제선원가는 톤당 299달러로 전월 대비 3달러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환율 등을 고려한 열간압연강판 등 제품 생산 비용은 10월 톤당 68만~69만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11월에는 톤당 71만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 더욱 오른다면, 제조원가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조업계의 월간 열연강판 생산량은 300만 톤 안팎을 기록 중이며, 톤당 1만 원의 제조원가 상승은 단순 계산상 월간 300억 원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철강 수요와 시황을 고려할 때, 비용만 늘어날 수 있다”라며 “원가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판매가격 및 유통가격도 함께 올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환율 변화에 따라 수입시장에 가해질 충격도 상당한 모습이다. 지난 9월 중순을 저점으로 해외 철강업계의 오퍼(Offer)가격은 오르고 있는 와중에 환율 강세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입업계는 그 누구보다 국내 가격이 오르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이전에 들여온 고원가분 재고 처리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원가 부담은 더욱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